2분 경제
미국 금융시장이 다소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한 다음에도 미국 재무부 채권수익률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수요일(어제) 오후 Fed의 의사록이 발표된 후 2년짜리 국채 수익률은 0.03% 포인트 상승한 4.0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8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10년 짜기 국채 수익률도 0.03% 포인트 상승한 4.06%를 기록했습니다.
이것이 이례적인 이유는 이렇습니다. Fed가 지난달 0.5% 포인트의 기준금리를 내린 바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일종의 금리인 채권수익률도 동반 하락합니다. 채권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역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즉 채권수익률이 올라가면 채권 가격은 낮아지고, 채권수익률이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갑니다.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이런 원리로 채권수익률, 즉 금리에 투자하는 사람들입니다. 금리가 올라갔을 때, 즉 채권 가격이 떨어졌을 때 채권을 사서, 금리가 내려갈 때, 즉 채권 가격이 올라갈 때 채권을 파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방향에 오류가 발생한 것입니다. Fed가 금리를 내리면 채권수익률도 하락해 채권 가격이 올라갈 것을 기대하고 금리가 높을 때 채권을 사 모았던 투자자들의 예상이 빗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수익률이 상승해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채권투자자들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주식 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S&P500은 0.7% 상승해 5,792.04에 마감했는데, 이는 9월 30일 최고치인 5,762.48을 넘어선 수치입니다. 원래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자연히 돈은 채권시장이 아닌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준금리 하락으로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것은 통상의 경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채권수익률도 올라가고(=채권가격도 내려가고),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유지하는, 다소 이례적인 모습을 미국 투자시장이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별로 없는 현상입니다.
사진출처: 연합인포맥스(미국 2년물 국채금리와 연방기금금리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