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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은 사실 극도로 차갑고 정적이다

노력에 대한 새로운 철학

"소설, 만화 영화 같은 문화 매체에서는 재미를 위해 노력을 뜨겁고 역동적인 것으로 묘사하고는 한다. 하지만 정말로 노력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치가 떨리는 고통과 외로움을. 노력은 사실 극도로 차갑고 정적이다."


"노력이란 무엇일까. 노력은 단순히 성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노력은 깎아내는 것. 먹는 즐거움을 깍아내고. 노는 즐거움을 깍아내고, 잠을 깎아내고, 관계를 깎아내고, 자신의 삶에서 깎아낼 수 있는 모든 걸 깎아내는 것. 그 한 점으로 응축되고 또 응축된 에너지가 이따금씩 놀랄만한 성취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 네이버 웹툰 더 복서의 일부분-


예전에 재밌게 보았던 웹툰 중에 <더 복서>라는 웹툰을 보게되었다. 평상시에 웹툰을 즐겨보는 나는 단순한 유흥이라기 보다 새로운 생각을 확장시켜주는 계기로써 작동을 하는게 웹툰이다. 아마 과거에는 만화가 같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특히 나는 웹툰 중에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과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철학적인 내용이 담긴 웹툰을 좋아하는데, 처음에 더 복서를 볼 때는 단순 먼치킨물의 복싱 만화인 줄 알았다. 매주 한편씩 보다보니 가끔 이 전에 있었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때문이라 추측한다. 그런데 문득 더 복서를 정주행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주행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웹툰인 것을 알게 되었다.


웹툰에 대해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인간의 가치는 무엇으로 정의되는가"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세상의 모든 인간들보다 강한 주인공 '유'가 인생에 시시함을 느끼고, 재미를 느끼지 못할 때 세계적인 복싱 코치인 'K'를 만난다. 세상에 모든 것이 재미없고, 자신의 존재 자체에 무의미를 느끼는 '유'를 보면서 'K'가 "너의 존재 의미를 찾게 해주겠다"라는 말로 웹툰이 시작된다. 유가 인생을 시시하고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의 가치는 무엇으로 정의되는지에 대한 주인공 '유'만의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체급별 복싱 챔피언들을 꺽어나가면서 '유'는 인간의 가치와 나란 존재의 의미를 알아간다는 내용이다.


처음에 웹툰을 볼 때 이렇게 심오하고 어려운 주제를 던지는 웹툰인지를 몰랐던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그러면 나는 인간의 가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철학적인 물음에 고민을 하게 되는데, 웹툰에서는 예술, 노력, 돈, 증명, 정의감, 운, 외로움 등으로 인간의 가치를 정하는 제각각의 챔피언들이 나온다. 사실 모든 인간의 가치는 누구나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정말 "내가 생각하는 인간의 가치는 무엇일까?" 나는 거기서 "관계"가 인간의 가치가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관계를 맺게 된다. 부모와 나, 친구와 나, 연인과 나, 일과 나 등 다양한 관계를 맺게 되는데 결국 내가 가장 원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 인간이라고 생각을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함께 있고 싶은 것 처럼 말이다. 내 주변 관계를 천천히 돌이켜서 살펴보면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하고 싶은 이상향과 가깝다고 느끼곤 한다. 창업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창업가, 사업가 등을 만나면서 창업인으로써의 관계가 쌓여져만 간다. 그렇게 인간은 결국 나와 이어져있는 "관계"를 통해 나라는 사람을 정립해나간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추가로 서문에 노력에 대한 대사를 적어놨는데, 노력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깊게 빠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는 무엇을 달성하기 위해 미친듯이 노력을 해봤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내가 만족하는 수준이 낮아서 "이 정도면 됐지"라는 안일한 마인드로 노력을 하다가 포기하곤 한다. 무엇인가 몰두하면서 내 무기로 만드는 경험을 아직 해보지 못했던 나에게 위 2개의 대사는 내가 노력과 삶의 방향성에 새로운 정의를 내리게 해주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웹툰을 보던 중에 재능이 전혀없는 복싱 선수가 재능이 출중한 소위 천재라고 불리는 복싱 선수랑 대결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던 중에 전혀 이길 수 없는 방법에 빠져들 때 재능이 없는 복싱 선수에게 "니 노력을 배신하는 짓은 하지마라"라는 말을 건네는 장면이 있다. 순간 나는 "노력을 배신하는 짓은 무엇일까?"에 급 궁금함이 생겼는데, 내가 그 동안 해왔던 노력을 믿어주고, 그대로 나아가라는 뜻이었다.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지만 내가 노력을 배신하는 경우는 있었던 것이다. 내가 내 노력을 믿어주고 그대로 나아갈 수 있음을 다시금 생각하며, 내가 지금하고 있는 노력들이 결국 나에게 되돌아 올 것이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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