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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ommar Oct 14. 2021

백신접종 85%가 되면 유행이 감소할까?

유행 감소의 공허한 희망보다 확진자가 발생해도 괜찮다는 인식 전환이 우선

정부는 최근 위드코로나 전환을 시작했는데요,

안타깝게도 아직 "제로 코로나"라는 헛된 희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감염예방과 중증 이환율 차단, 사망 최소화 등 백신의 효과는 명확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백신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백신 역시 완벽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는 백신으로 종식시킬 수 없습니다.


백신 접종률이 85%에 이르는 싱가포르는 확진자 수 최고기록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습니다.


한편 스웨덴 공공보건국은 매달 돌파감염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데요, 하나씩 뜯어볼까요?


백신, 예방효과가 있지만 종식시킬 정도로 충분하지는 못하다


백신의 예방 효과는 얼마나 있을까요?


물론 연령별 감염률 등을 보는 게 정확하겠습니다만,

다소 거칠게 생각해보면 백신의 예방 효과가 전혀 없다면 백신접종 완료율 = 돌파감염 비율이 되어야 할 것이고, 백신의 예방 효과가 100%라면 돌파감염은 0이 될 것입니다.

스웨덴의 시기별 확진자 수와 돌파감염 수, 백신접종 완료율. 출처: 스웨덴 공공보건국

위 표에서 보듯, 백신은 어느 정도의 예방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약 63%의 백신 접종 인구 중 확진자는 23%만 나오고 있고, 37%의 미접종(또는 불완전접종) 그룹에서 확진자의 77%가 나오고 있습니다.


효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는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에는 분명 부족합니다.


특히, 스웨덴은 감염 경험을 통한 자연항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인구의 약 12%에 해당하므로,

감염 경험이 거의 없는 한국은 통제 조치가 완화되면 훨씬 더 유행 통제가 어려울 겁니다.


한국이 스웨덴이나 위드코로나를 선언한 영국 등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규제를 해제한다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누적 감염자가 적은 싱가포르와 같이 확진자 급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지어 싱가포르는 규제 풀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일부 조치를 시행하다가 확진자가 급증하자 다시 규제를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위드코로나는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현재 규제의 강도는 한국보다 싱가포르가 더 심합니다)


중증과 사망, 지금보다 절대 숫자는 늘어날지도


한편,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백신의 중증과 사망 방지 효과는 매우 뛰어납니다.

다시 스웨덴의 사례를 볼까요?

스웨덴의 7월부터 9월 17일까지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확진, 중증, 사망 비교. 출처: 스웨덴 공공보건국

얼핏 보면 미접종자보다 접종 완료자의 중증이환율과 치명률이 더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백신 없이도 코로나19를 극복할 확률이 높은 젊은 연령대가 미접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미접종의 경우 50세가 중증이환의 중위연령이며, 69.5세가 사망자의 중위연령입니다. 사망자 중 절반 가량은 70대 이하입니다. 즉,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더라면 젊고 건강하더라도 약간의 주의는 기울여야 합니다(하지만,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았더라도 젊고 건강하다면 코로나19의 위험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고령층보다 낮습니다).

반면 접종완료의 경우 74세가 중증이환의 중위연령이며, 86세가 사망자의 중위연령입니다. 사망자 절대다수(93%)는 70대 이상의 고령층입니다.


스웨덴 공공보건국에 따르면,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백신 접종자의 백신 접종자의 치명률은 5%, 백신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9%라고 합니다. 여기에 돌파감염될 확률까지 고려한다면 백신 접종자가 코로나로 사망할 확률은 더 유의미하게 낮아질 것입니다. 백신은 분명히 높은 수준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통계에서도 보이는데요, 모수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스웨덴과 동일하게 70세 이상만 보면 백신 접종자의 치명률은 2,2%, 백신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6,2%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 백신미접종자와 접종자의 연령대별 코로나19 중증이환율과 치명률. *출처: 질병관리청

하지만, 백신의 높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위드코로나가 진행되면 중증과 사망이 일정 부분 늘어나는 것은 각오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스웨덴과 달리 대확산 경험이 없었던 덕분에 일일 최대 사망자 수가 40명(2020년 12월 28일)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140명, 한국으로 따지면 하루만에 약 700명이 사망한 처참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스웨덴과 비교해보면 "수용할 수 있는 죽음의 천장"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성적으로 따지면, 매번 시험 때마다 90점을 맞다가 85점으로 떨어진 학생과, 매번 50점을 맞다가 85점까지 올라간 학생은 성적에 대한 만족도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즉, 스웨덴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충분히 올라간 지금은 대부분의 제한이 해제되었어도 혹독한 제한에 시달리던 감염확산의 절정과 비교하여 사망자가 매우 낮기 때문에 위드 코로나가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한국의 경우 제한이 해제되었을 때 사망자 수가 제한이 심했을 때와 유사하거나 늘어난다면 시민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예전보다 더 심한데 왜 규제가 없지? 등으로요)


앞서 말씀드렸듯 백신 접종 늘어난다고 확산세가 통제되는 것은 감염경험인구가 매우 낮은 한국에서는 환상에 가깝고, 싱가포르가 경험한 확진자 급증을 경험할 확률이 무척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 아무리 백신 접종으로 사망률을 낮춰도 사망자 수는 어느 정도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저도 원하지 않습니다만, 여러 통제조치가 해제되면 절정과 비교하여 유사한 수준의 사망자이거나 오히려 사망자 수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드코로나, "다른 것과의 균형", "고통 분담"을 주제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명이라도 적다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적정한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의 희생을 언제까지나 강요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의 교육 격차 심화, 장기적인 소득과 수명 감소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유아들의 발달 장애는 그대로 넘어가도 되는 걸까요?

면회조차 제한되는 요양원 노인들은, 코로나 안 걸리기 위해 외롭게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걸까요?


위드코로나는 다른 것과의 균형을 생각하고, 자영업자나 학생 등 취약계층이 과중하게 짊어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짐을 다함께 나눠지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통제가 계속되면 코로나19 사망자는 약간 막을 수 있겠지만,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그 이상으로 클 것입니다.


그래서 제로 코로나의 헛된 희망을 주는 것보다 내가 건강하고 젊다면 감염되도 극복할 수 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백신까지 맞았다면 금상첨화이구요.


백신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험이 존재하는 고령층에게는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하고, 그래서 가능하면 젊고 건강한 사람들 위주로 감염이나 돌파감염이 진행되며 사회 전체의 항체 보유도를 향상시켜서 정말 백신을 받지 못하는 알러지 등 취약 계층이나 건강하지 않은 고령층 등을 보호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총 항체 보유자 수는 같다


사실 감염통제이론에서 제로 코로나는 차단 전략에 해당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전략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코로나는 너무 높은 감염성으로 차단 전략이 유효하지 않습니다.

설사 기나긴 봉쇄로 차단에 성공한다고 해도, 전세계가 모두 차단전략을 사용하지 않는 한 결국 어디선가 다시 들어올 것입니다.

제로 코로나를 위해서는 끝없는 봉쇄만이 해답이지만, 이것이 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이 완화전략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이 완화전략의 그림을 다시 볼까요?

완화전략은 커브 느슨하게 하기, 즉 "확진자 수 분산시키기"입니다. "누적 확진자 줄이기"가 아닙니다. 그림출처: 스웨덴 공공보건국


사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것(파랑색)과 시행하지 않는 것(주황색) 사이에 넓이, 즉 항체 보유자 수는 똑같습니다.


예를 들어 인구 90%가 항체를 가져야만 한다면, (백신이 없다고 할 때) 90%의 인구가 1년 안에 감염되느냐,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3년 만에 감염되느냐의 차이입니다.

"

만약 1년만에 감염된다면 의료체계(점선)에 과부하가 걸려서 치료를 받았으면 살 수도 있었을 사람이 죽게 됩니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의료체계가 기능할 수 있는 수준에서 천천히 감염을 진행시키는 것이죠.


거기에 백신을 통해서 감염 경험 없이도 항체를 가지는 사람들을 만들어 낸다면 피해를 더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백신만으로 코로나가 통제된다면 정말 좋겠으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 해외사례를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


결국 인구의 상당수는 앞으로 코로나에 감염되어야만 할 것이고, 지금과 같이 "제로 코로나"를 시사하는 발언은 이 사람들을 죄인으로 만들고, 앞으로도 코로나를 걸리면 안되는 질병으로 남겨둘 것입니다.


물론 제 경험이라 일반화하지는 못합니다만,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한 고령층 또한 "곧 종식되겠지"라는 희망으로 백신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은 걸려도 괜찮고, 앞으로도 더 많이 걸릴 것이다"라는 신호가 오히려 고령층으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백신을 선택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결국은 백신에 더하여 누군가가 걸려야만 끝납니다.

그 누군가가 제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고령층이 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합니다.


어떻게 가능하면 고령층의 감염을 피할 수 있을까요?

제로 코로나의 희망을 심어주며 모두가 감염되지 않기 위해 극도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결국 특정 퍼센트까지 항체 보유율이 올라가기 위해 무작위로 감염이 진행될 것이고, 이는 의도치 않은 고령층의 희생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위험성을 낮추고,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쌓아주며 건강한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감염이 진행됨으로써 가능한 극복할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걸리는 것이 사회적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각종 강제적 규제로 전체 시민을 일률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언젠가는 역효과를 가져올 지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감염을 가진 사람들은 결국 나를 보호해주는 사람입니다. 미워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위드코로나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내가 젊고 건강하다면 코로나 걸려도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입니다.


코로나가 끝난다는 것의 의미는 종식과 같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사회적으로 더 이상 위험하지 않은 질병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감염자에 대한 인식 전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 없이 진행하는 위드코로나는 앙꼬 없는 찐빵입니다.


앙꼬 없는 찐빵, 별로 맛 없습니다.


* 참고자료: Förekomst av covid-19 efter vaccination — Folkhälsomyndigheten (fohm.se)

                (스웨덴 공공보건국, 백신 접종 이후 코로나19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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