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dsommar Jul 14. 2021

작지만 행복한 삶,Falkenberg Forever.2

꼭 성공할 필요는 없다

앞의 글: 스웨덴의 여름, Falkenberg Forever(1) (brunch.co.kr)


Falkenberg Forever는 스웨덴 남서부의 작은 마을에 사는 Maria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30이 넘은 나이지만, 여전히 미혼으로서 학교에서 계약직 교사로 일하고 있고 정규직이 될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이는 마리아는 한국으로 따지자면 "캥거루족", "어른이"에 가깝죠.


팔켄베리를 벗어나본 적이 없어 여기가 너무나도 익숙하고, 별다른 불만 없이 만족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나는 여전히 늙지 않고 그대로다"라는 의미로 졸업식 때 으레 입던 해군복을 입고 참석한 그녀와는 달리, 

다른 친구들은 임신을 하거나, 더 좋은 일자리를 위해 해외로 떠날 계획을 세우는 등의 "나는 예전과 같지 않으며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스웨덴 졸업식에 입는 해군복 이야기는 [다른 삶]18.5세에 독립…스웨덴 고교 졸업식이 이토록 호화스러운 이유 (khan.co.kr) 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전히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와 비슷한 삶을 사는 마리아와 달리, 친구들은 "30대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시절 스톡홀름으로 전학을 가서 연락이 끊겼던 전 남자친구 Jonathan이 할머니의 장례식으로 크게 성공을 해서 팔켄베리에 돌아온 것을 보며 마침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엄청난 부자가 되어서 팔켄베리에 방문한 전 남자친구 요나단을 보며 마리아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변화를 위해 예테보리로 떠나는 마리아.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그녀에게 변화의 시작은 정규직 찾기입니다.


그녀는 무작정 스웨덴 제2의 도시인 예테보리로 가서 직장을 잡기로 결정하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말없이 떠나 백화점 점원 자리를 얻게 되죠.


그리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알리는데요,




이게 웬걸? 친구들과 가족들은 팔켄베리에서 지금의 삶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변화는 꼭 밖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는 진심어린 조언을 해 줍니다. 

"너가 없는 팔켄베리는 상상할 수 없다"는 친구들의 말에 그녀는 팔켄베리로 돌아오게 되고, 팔켄베리에서 평범한 직장을 얻고 남자친구도 만들게 되죠.

나이는 들었고 관심사는 바뀌었지만 그래도 친구는 친구!

마리아는 익숙하지 않은 도시에서의 불안함에서 벗어나 다시 익숙한 팔켄베리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예전의 마리아는 아니다. 조금 더 성숙해졌고, 한꺼풀 성장했고, "작은 행복"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변화하게 되죠.


행복해지기 위해 꼭 성공할 필요는 없다


변화와 성공을 위해 예테보리로 향하는 스웨덴의 마리아처럼, 한국에도 성공에 대한 열망이 있습니다.


가령, 서울대를 입학하고 싶고, 삼성전자에 취직하고 싶으며, 강남에 아파트를 마련하는 것과 같은 것들이죠.


그러나 모두가 서울대에 갈 수는 없습니다. 

삼성전자에 취직하지 못해서 불행한 삶은 아닙니다.

강남이 아니라 시골에 살아도 좋은 사람과 함께 원하는 것을 하며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스웨덴에는 "라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적절하고 적당한 삶을 살며 정신적 만족과 행복을 누리며 사는 삶의 방식으로서, (당연하지만)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없는 인생에서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죠.

(물론 사회복지제도가 어느정도 마련되어 있어 굶어 죽을 걱정까지는 없으며, 직업별로 소득격차가 적음에 비해 상속세가 없어 계층 간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당하게 살아라"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스웨덴이 생각하는 것만큼 "복지 천국"은 아닙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드라마가 궁금하시다면 북유럽 전형적 이미지와 현실,Snöänglar (1) (brunch.co.kr) 포스팅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한국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가 경쟁사회로서, 한국에서의 삶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쟁의 연속인 것처럼 보입니다. 

모든 사회가 마찬가지겠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경쟁을 하지 않고 살아가기는 무척 힘들죠.


경쟁에서 1등을 못했다고 아쉬워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행복할 권리까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꼭 커다란 것을 성취하지는 못하더라도 작은 성취 하나하나에 만족을 느끼며 살아간다면 그것 또한 행복한 삶 아닐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