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öänglar는 SVT의 2021 봄 시리즈로, 한국어로는 "눈의 천사"라는 뜻이다.
그러나, 동화같은 제목과는 달리 내용은 암울함의 연속이다.
남자 주인공 Salle는 쉴새없이 일을 하지만, 제대로 돈을 모을 수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빚이 있는건지, 다른 무슨 이유가 있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밤낮으로 식당일을 하고, 늦은 밤에는 택시까지 하는데도 스톡홀름 외곽의 좁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아파트가 부의 상징인 우리와는 달리, 스웨덴에서는 오히려 주택에 사는 것을 더 선호한다.)
여자 주인공 Jenni는 둘째 Lucas를 낳은 후 산후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산후우울증으로 쉴새없이 울어대는 루카스의 목소리가 듣기 싫어 예니는 루카스를 집 밖에서 자주 재운다.
(북유럽에서 추운 날씨에 적응하라는 의미에서 아이를 밖에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부모가 함께 있는 게 일반적이다.)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는 예니는 수면제에 의존한다. 첫째 딸 Nicole은 보청기를 껴야만 들리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는 아직 어려 어쩔 수 없이, 원하거나 원하지않았건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이다.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는 예니가 혼자 있을 수 있도록 살레가 일하는 식당에 함께 있다가 이를 식당 사장에게 들킨 살레가 해고당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고,
우울함에 괴로워하고, 약에 의존하는 엄마를 보며 니콜은 루카스의 요람을 집 밖으로 버려버리기도 한다.
살레와 예니의 딸 니콜
식당에서도 해고당하고, 재정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살레는 "불법 입양"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그러나 잘못된 유혹에 빠지게 된다.
입양을 주선해준 친구가 한 대저택을 가리키며 저기에서 루카스는 행복하고 모자람 없이 살게 될거라는 말에 살레는 루카스를 넘길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웬걸. 크리스마스 전날, 그 대저택을 한번 더 보러 갔다가 집 주인을 마주치게 된다.
도둑으로 의심받은 살레는 "루카스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보러 왔다"라고 변명하지만, 집 주인은 살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다.
(불법 입양이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인신매매일 수도 있을 것이고, 친구는 살레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냥 아무 좋은 집"이나 가리켰을 것이다)
결국 이 다툼 과정에서 살레는 집 주인을 실수로 살해하고야 만다.
"복지 천국"에서는 일어날 수 없을 것같은 일들이 끊임 없이 일어나는 것이다.
북유럽하면 복지 국가라는 이미지가 잘 떠오르고,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실제로 핀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 중 한 그룹이며, 나머지 북유럽 국가도 삶의 만족도가 아주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이다.
하지만 어두운 현실은 그들에게도 존재하며, 북유럽 드라마 중 가장 유명한 시리즈 중 하나인 <Bron>이 기후변화, LGBT, 인종차별, 빈부격차 등 수많은 문제를 다루듯, Snöänglar 또한 빈부격차와 이민자 문제 등 여러 문제를 다루고 있어, 북유럽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살레의 외모가 조금 더 스웨덴 원주민에 가까웠다면?
아마 "전형적인 스웨덴 외모"를 가졌던 집 주인은 총을 들고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고, 결국 본인이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적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드라마 내용과는 크게 상관 없지만, 최근 인종차별 문제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전세계가 고통받는 지금, 중국인에 대한 혐오가 전세계에서 표출되고 있고, 이는 비슷하게 생긴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안에 대한 분노로 표출된다.
그러나 한국의 반응은, 정상적이지 않다. "중국인에게 분노를 표출하라"니, 그것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인종차별에 인종차별로 대응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적절하지 않고, 중국인과 한국인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방법인데도, "인종차별을 멈춰라"는 말 대신 "차별할 대상을 명확히 파악하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민자 비율이 높고, 인종차별은 나쁜 것이라는 것이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교육되어 인종차별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노출하지 않는 스웨덴과는 달리, "단일 민족"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우리 나라는 아직 인종차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물론, Snöänglar에서도 보듯 스웨덴에서도 인종 차별은 보이지 않는 형태로 (그리고 가끔씩은 보이는 형태로도) 존재한다. 그러나, 인종차별 부분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시민의식이 높은 점은 분명하고, 이는 분명히 배워야 할 점이다.
https://youtu.be/7flRx1AKb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