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여름마다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드는 이유
작년 여름, 한국이 광복절 집회로 코로나 재확산을 겪은 것과 달리, 스웨덴은 여름에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날씨가 따뜻해지자 확진자가 줄어드는 것은 올해도 반복되고 있으며, 스웨덴 보건 당국은 이를 야외 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가능한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을 시민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공기가 머무르는 실내와 달리 지속적으로 공기가 순환하는 실외의 감염 위험은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가능한 집에 머무르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지만,
코로나가 오랜 기간 지속되며 지쳐가고 있기 때문에 책임 있는 방식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필요하며,
야외에 머무르는 것은 책임 있게 사회 활동을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코로나 확산이 심하던 작년 겨울 스웨덴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야외에서 즐기자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팁을 공개하기도 했다.
Coronajulen firas utomhus – här är bästa tipsen | SVT Nyheter
아직 백신접종이 시작되지 않았던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사망자와 중증환자가 급증하자 국왕까지 나서 가족 이외에 만남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고, 덕분에 크리스마스 기간부터 연초까지 확진자가 감소 추세를 보였으니 나름 성공적인 야외활동 장려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었겠다.
(참고: 스웨덴의 코로나 대응은 사망자와 중증환자 중심이다. 이에 대해 몇 가지 포스팅이 있다.
방역정책, 스웨덴에서 배울 점도 있다 (1) (brunch.co.kr)
방역정책, 스웨덴에서 배울 점도 있다 (2) (brunch.co.kr)
서론이 길었지만, 스웨덴에서 여름마다 확진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실내 활동이 줄어들고 실외 활동이 커지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6월 말 경 하지(미드솜마르)축제 이후로 길게는 한 달간의 여름 휴가가 시작되고,
스톡홀름이나 예테보리 등 도시 사람들은 교외의 별장이나 태국, 그리스 등 따뜻한 곳으로 떠나 야외 활동 중심의 여름 휴가를 보내게 된다.
(* 미드솜마르에 대한 정보는 미드소마에 일곱 가지 야생화를 꺾으면 (brunch.co.k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svt의 2020년 여름 시리즈 <Falkenberg Forever>는 스웨덴 남서부의 작은 도시 팔켄베리에서 태어난 마리아의 성장 스토리이다.
자세한 스토리는 다음 포스팅에서 하도록 하겠지만, 드라마의 진행에 따라 스웨덴에서 여름에 하는 다양한 활동이 나오고, 이를 통해 왜 여름에 코로나가 줄어드는지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스웨덴의 여름은 한국에 비해 서늘한 편이고, 이때문에 한국과 달리 에어컨이 집집마다 설치되지는 않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실외로 나가서 활동을 하기가 좋은 편이다.
또한 일조시간의 차이가 심해서, 겨울의 짧은 일조시간을 여름에 보상받고 싶어하는 듯이 뭔가에 홀린 것처럼 여름에는 야외에서 활동을 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름이 되면 실내의 에어컨을 찾아 들어가는 우리나라는 "날씨가 따뜻하면 코로나도 안정화된다"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 일부 국가 중 하나이다. 덥고 습한 환경이 코로나 확산을 막지만, 우리나라는 덥고 습한 여름에 실내로 들어가는 경향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스웨덴인이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 중 하나가 우리나라처럼 습고 덥한 태국이다.
평소에 그렇게 더운 날씨를 경험하지 못하는 기후에 살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환경을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평소에 그래왔듯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 있는 것도 (거리를 유지하고 손을 자주 씻는다는 전제 하에) 여름을 잘 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올해에는 스웨덴인처럼 가능한 야외에서 자연과 함께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팔켄베리가 마음에 들었다면 해외여행이 다시 가능해질 때 팔켄베리를 목적지에 추가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