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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ommar Jul 19. 2021

마스크 만능론에서 벗어나자 (2)

무더위 야외 마스크 착용, 효과 있을까?

K-방역의 핵심이 "마스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물론 인구밀도 등의 문제도 있겠지만 줄을 설 때 거리두기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

식당에서 손을 새롭게 씻지 않거나, 최소한 손소독제를 사용하지도 않고 메뉴판과 식기 등을 만지는 사람들을 보면 한국에 코로나가 크게 확산되지 않은 비결에 마스크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마스크는 모든 상황에서 만능열쇠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인들이 갑자기 마스크를 벗은 것도 아니고, 한국에 공급되는 마스크의 품질이 갑자기 떨어진 것도 아닐텐데, 왜 요즘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는 걸까요?


이전 포스팅에서 실외에서는 마스크 없이도 공기의 순환으로 어느 정도의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말했습니다.


물론 마스크 없이도 실외에서의 코로나의 감염 위험은 장시간 함께 있거나, 주변 사람이 호흡기에 대고 재채기를 하는 정도의 수준이 아닌 이상,

지역사회 감염이 아직 낮은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지만,

어쨌든 낮은 확률이라도 0은 아니기 때문에, 그 조금의 확률이라도 낮추고 싶다면 쓰는 것을 권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은 마스크의 성능을 떨어뜨림으로써 오히려 코로나 전파의 확률을 높입니다.


아래는 한국 질병관리청과 미국의 마스크 착용 지침입니다.

미국(좌), 한국(우)의 마스크 착용 지침
미국의 마스크 착용 지침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한결같이 "땀이나 물에 젖은 마스크는 사용하지 않을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예전 일제시대 고문 방법 중 하나가 젖은 종이를 얼굴에 하나씩 올리는 거라고 합니다.


비슷한 원리로 마스크가 젖으면 호흡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마스크 자체가 하나의 세균 배양소가 됩니다.


마스크 내부의 세균 때문에 계속해서 세균으로 오염된 공기를 마시게 되고,

아직 세균으로 오염된 공기를 오랜 기간동안 반복적으로 흡입하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밝혀진 바 없으나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또한, 미국 CDC에 의하면 젖은 마스크는 보호효과를 떨어뜨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제조사에서는 마스크가 젖어도 보호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는 등 논란의 여지가 있으니,

제조사와 미국 질병통제청 중 어디를 신뢰할 지는 각자 판단하시면 됩니다.

(한국 질병관리청은 호흡곤란과 세균배양을 이유로 젖은 마스크의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보호효과에 대해서는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넘어가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스웨덴 등 여름에 야외생활이 익숙한 국가가 여름마다 확진자가 급하게 줄어드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여름마다 실내로 들어가며 코로나 확산을 겪어 왔습니다.


스웨덴과의 기후 차이가 있고, 35도를 넘나들 것으로 예상되는 폭염에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무조건 밖에서 있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조치는 제가 항상 주장하는 '지속 가능성'과도 거리가 멀고요.

다만 개인별로, 가능한 경우, 실외활동을 대안으로 탐색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무더위에 실내로 들어가기 위해 실외를 통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무더위에 마스크를 쓰면서 땀이 나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지침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또한, 보건당국의 지침인 "땀에 젖어서 호흡을 불편하게 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효과가 떨어졌으며, 세균번식으로 오염된 마스크"를 교체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제가 못 본 걸 수도 있습니다.)

땀에 젖은 마스크를 볼 때마다, 쓰시느라 물론 고생하셨겠습니다만, 저는 이 사진이 떠오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경우 마스크가 나를 보호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으며, 심지어 실내에서의 보호 효과 또한 떨어뜨리며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쓰다보니 이 글이 너무 마스크 부정론자같은 논조로 나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난 번 포스팅에 썼지만, 저는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한다는 가정 하에 마스크의 효과에 대해 인정하고 있고, 혼잡한 실내나 대중교통 등 특정 상황에서 권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더위 야외 마스크 착용은 "올바로 착용한다"는 가정이 현실적으로 지켜질 수 없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무더위에서 쓰는 것은 오히려 잠재적 위험이 더 큼에도 불구하고) 무더위의 야외에서 불필요한 마스크 착용 요구는 쓰냐 마냐로 다투는 등,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 양산하고 깨진 유리창 효과로 실외 마스크 착용같이 불필요한 지침뿐만 아니라 거리 두기와 아프면 집에 있기 등 다른 지침도 어기게 만들기 때문에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없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정책을 만들 때, 지침의 효과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지켜질 수 있는지를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령, 자전거 헬멧 의무착용은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기 분명하기 때문에 과태료 규정을 없앴으며,

단지 "선언적 의미"에서 입법이 되었다고 합니다.

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24&t_num=13607341


자전거 헬멧 착용의 효과는 분명하고, 우선 선언적 의미에서 입법을 한 후 도입 효과를 보며 추후 강제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효과가 분명치 않고 오히려 부정적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의심되는 실외 마스크 착용의 경우 현실적으로 지키지 못하는 규정에 강제적 과태료까지 있는 상황입니다.


깨진 유리창 효과는 다시 한 번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실외 마스크도 안 썼는데, 별 거 아니네... 사람이 많은 카페에서 먹을 때만 벗기도 불편한데 계속 벗고 있어도 되겠지?

저 사람은 마스크 안 쓰고 돌아다니네.. 저 사람도 어겼는데, 나도 마스크 쓰면 안전하니까 기침이 조금 나지만 친구와 약속했던 인기 좋은 맛집은 가야겠다!


이와 같은 생각(혹은 무의식적인 사고의 과정)이 없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불필요한 실외 마스크 착용 지침때문에 감염의 대규모 확산으로 인한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지침 중 하나인 "거리 두기", "혼잡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하기", "아프면 쉬기" 등이 위협받아서는 안됩니다.


다시 한 번, 지속 가능한 방역을 위해서는 현실성 있고 꼭 지켜야 하는 지침들 위주로 방역지침을 개편할 필요성이 있고,

이를 위해 현실성도 없고, 효과도 부족한 실외 마스크 의무화 지침은 하루라도 빨리 사라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질병관리청의 과태료 부과 지침을 보여드리면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① 위반행위 적발 -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준수 명령 대상 시설·장소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마스크를 착용 했으나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리는 등 올바른 착용을 하지 않은 경우 해당


여기서 "등"이 무엇까지 해당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설마 위에서 언급한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을 지키는 것까지 요구하는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과태료 부과 처분을 피하기 위해 땀을 안 흘리는 체질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하는걸까요?


우스꽝스럽고 말도 안되는 해석이지만, 이런 바보같은 해석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지침은 없애고 꼭 필요한 지침에 집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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