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에 봄처럼

우리는 지금 걷는다

by 호뚜니의 작은방

35년을 건너
여전히 같은 방향으로 웃는 중.
뒤돌아보면 추억이고,
앞을 보면 지금이다.
전주에서
우린 나란히, 그대로였다.


전주 시화연풍에 머문 우리는
100년이 넘는 시간 앞에서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 자리에 머물 수 있었던 하루가
감사로 채워졌다.
여행을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감사했고,
건강하게 함께일 수 있어
또 한 번 감사했다.
귀하고 귀한 나의 친구들,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겨울날, 한복을 입고 전주를 누비며
사진을 찍고 깔깔거리며 걷던 그 길이
지금도 꿈만 같다.
여고생처럼 수줍었지만
함께라서 더 즐거워
덩실덩실 춤도 추어본다.
사진을 찍다 말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그 한 시간만큼은
나 아닌 다른 내가 되어보고 싶었다.
언제 또 이런 시간을 가져보랴.
원도 한도 없이 웃고,
눈치 보지 않고 즐기는 인생.
뒤에 든든한 친구들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앞으로 달려간다.
겨울날에 봄을 만난 것처럼,
아니면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어디쯤 도착한 것처럼
이 길은 신기하고도 따뜻했다.
드라마 속 장면처럼
불빛들이 어여쁘게 반짝이는 밤,
나는 또 한 번
이 순간에 설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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