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보가 되어

어버이날

by 호뚜니의 작은방



어릴 적엔 몰랐습니다. 왜 그렇게 사셨는지.

자식을 키우며, 이제야 압니다.

그 바보 같던 엄마의 삶이

사실은 가장 지혜롭고, 가장 따뜻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어버이날, 사랑하는 부모님께 마음을 전하며 씁니다.



《그 바보가 되어》

“너 같은 딸
너도 시집가서
너 같은 딸 낳아 봐라
너 같은 딸 키워 봐라”

어릴 적엔 몰랐어요
당신의 삶을.
다 커서도 몰랐어요
이른 새벽부터
자식 기도로 하루를 여는 당신을.

나 같은 딸 낳아 보니 알겠네요.
어린 자식 하나라도 더 먹이려
“배 안 고프다”던 그 말.

다 큰 자식 입히려고
흔한 옷 하나 안 사고
딸아이 옷을 입으시던 당신.

“왜 옷도 안 사고 내 옷 입냐”
툭 내뱉은 말에
눈물 머금고
벗어 던지던 그 옷을 보며
괜히 마음이 서글퍼졌어요.

옷이야 벌면 사 입죠.
하지만
옷 살 돈은
내 입에 들어가는 게 왜 이리 아까운지…

그렇게 살지 않겠다 다짐했지만
엄마의 딸인 나는
자식 키우며
그 길을 또 따라가고 있어요.

늙은 부모는
다 큰 딸이 안쓰러워
보내드린 용돈 아껴
딸 옷을 사주시네요.

자식 키우며
자신은 늘 뒷전이던
그 시절의 엄마가
예전엔 참 바보 같았는데…

지금은 내가
그 바보가 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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