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의 영업 비밀-3장
3장. 두 번째 환상을 마주하는 방법
by 홍종민 Jan 20. 2026 brunch_membership's
상담사의 가장 중요한 기술: 두 번째 환상을 찾기
상담사의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다. 경청, 공감, 해석, 재구성.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기술이 있다.
두 번째 환상을 찾는 것.
첫 번째 질문은 거짓말이다. 세 번째 환상은 변장이다. 그 뒤에 첫 번째 환상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 뒤에, 두 번째 환상이 있다.
상담사의 일은 이 두 번째 환상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찾을 것인가?
신호 1: 반복되는 패턴의 깊이
내담자는 자신의 반복되는 패턴을 이야기할 때가 많다. "저는 항상 같은 실수를 해요." "저는 항상 같은 사람을 선택해요." "저는 항상 같은 방식으로 실패해요."
상담사가 할 일은 이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다. 겉으로는 무엇인가? 그 안에는 무엇이 있는가?
한 여성이 있었다. 항상 자신을 무시하는 남자들을 선택한다고 호소했다. "왜 계속 같은 종류의 남자를 만나요?"라고 물었을 때, 그녀는 대답했다. "모르겠어요. 처음엔 좋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이 저를 무시하게 돼요."
여기서 첫 번째 환상이 보인다. 구체적인 상황. 남자친구들의 패턴.
그런데 더 파고들어야 한다. "무시당할 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해요?"
"음... 맞을 줄 알아요. 잘못한 게 내 탓인 줄 알아요."
여기서 뭔가가 드러난다. 무시당하는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더 물었다. "그렇다면 왜 헤어지지 않아요?"
침묵. 그리고 "나갈 용기가 없어요."
여기다. 두 번째 환상의 신호다.
"내가 나가면, 나는 혼자가 된다. 혼자가 되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여성이 계속 자신을 무시하는 남자를 찾는 이유는, 그것이 유일하게 자신이 "존재"한다고 느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관심을 주고 있다는 것을, 비록 그것이 무시와 비난의 형태이지만, 그것을 자신의 존재 증명으로 본다.
패턴의 반복 속에 두 번째 환상이 있다. 겉으로는 "나쁜 남자를 선택한다"는 패턴이지만, 안에는 "나는 무관심 속에서 죽는다. 따라서 나는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하다. 비록 그것이 부정적이어도."라는 욕망이 있다.
신호 2: 설명 불가능한 감정 반응
내담자가 어떤 일에 반응하는 방식이 상황과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건 별 거 아닌데, 왜 그렇게 화세요?"
"아무도 당신을 비판하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상처를 받으세요?"
"이건 긍정적인 피드백인데, 왜 거기서 거절을 느끼세요?"
이런 불일치가 나타날 때, 두 번째 환상이 활동 중이다.
한 남성이 있었다. 상사가 "좋은 일 했어"라고 칭찬했는데, 그가 화났다. "선생님, 상사가 칭찬했어요. 좋으신 거 아닌가요?"라고 물었을 때, 그는 이상한 대답을 했다.
"아니에요. 그건 함정이에요. 내가 실수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걸 가지고 날 비판하려는 거예요."
상담사는 이 왜곡을 봤다. 현실과 내담자의 인식이 맞지 않는다. 이것은 두 번째 환상의 신호다.
더 파고들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요?"
"내 아버지가 그랬거든요. 칭찬할 때가 가장 위험했어요. 칭찬 다음에는 항상 질책이 따라왔어요."
여기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투영되고 있다. 상사의 칭찬을 아버지의 함정으로 읽는다.
두 번째 환상은 "나는 신뢰받을 수 없다. 누군가 날 칭찬할 때, 그건 내를 넘어뜨리기 위한 준비일 뿐이다."
감정의 과장이나 왜곡이 나타날 때, 두 번째 환상을 찾아라.
신호 3: 말과 행동의 불일치
내담자가 한 말과 행동이 다를 때가 있다.
"이건 중요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면서, 계속 그것에 대해 생각한다.
"괜찮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몸이 움츠러든다.
"신경 안 써요"라고 말하면서, 자꾸만 확인한다.
"사람을 믿어요"라고 말하면서, 상대방을 의심한다.
이 불일치는 의식과 무의식의 갈등을 보여준다. 의식은 한 말을 하지만, 무의식은 전혀 다른 것을 알고 있다.
상담사가 이것을 지적할 때, 조심해야 한다. 지적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제가 느낀 건데, 당신은 '괜찮습니다'라고 말하셨지만, 지금 몸이 아주 경직된 것 같아요. 뭔가 불편한 게 있으신가요?"
이런 식으로 물을 때, 내담자는 자신의 불일치를 인식한다. 그리고 그 불일치 뒤에 있는 두 번째 환상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아, 사실 난 거기서 거절당할까봐 두려워해요. 그런데 그걸 인정하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괜찮습니다'라고만 말했구나."
신호 4: 침묵과 말 중단
가장 중요한 신호가 있다. 침묵이다.
내담자가 말하다가 멈춘다. 침묵이 길어진다. 눈물이 맺힌다. 목이 메인다. 시선을 피한다.
이 순간, 두 번째 환상에 거의 다 왔다는 뜻이다.
상담사가 할 일은 이 침묵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드럽게, 매우 부드럽게 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말씀하기 어려운 뭔가가 있으신가봐요. 천천히 말씀하셔도 돼요."
혹은 단순히 침묵 속에서 기다려준다. 침묵 자체가 안전한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상담사들이 침묵을 두려워한다. 침묵이 상담이 잘 안 되는 징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다. 침묵은 내담자가 가장 깊은 것에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 침묵을 함부로 깨뜨리면, 내담자는 다시 표면으로 돌아간다.
침묵을 지키면, 두 번째 환상이 나올 수 있다.
"그... 사실 저... 제가 도움이 되고 싶어요."
침묵 뒤의 이 말들이 가장 진실에 가깝다.
신호 5: 특정 주제로 자꾸 돌아옴
내담자가 여러 이야기를 한다. 다양한 증상, 다양한 상황. 그런데 자꾸 같은 주제로 돌아온다.
혹은 모든 이야기가 그 한 가지 주제와 연결되어 있다.
한 여성이 있었다. 회사 문제, 관계 문제, 건강 문제를 다양하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한 가지 테마가 있었다.
"내가 충분하지 않다."
회사에서도: "저는 충분히 능력이 없어요."
관계에서도: "저는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요."
건강에서도: "저는 충분히 건강하지 않아요."
상담사가 이것을 지적했다. "혹시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나는 부족하다'는 믿음이 있는 건 아닐까요?"
내담자가 울었다. "네... 그게 제일 깊은 두려움이에요."
여기다. 두 번째 환상이다.
"나는 충분하지 않다."
"나는 결핍되어 있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이것이 그녀의 모든 행동과 감정을 지배하고 있었다.
신호 6: 내담자가 하지 않는 질문
역설적이지만, 내담자가 묻지 않는 질문이 중요하다.
한 내담자는 자신의 불안에 대해 계속 물었다. "이 불안이 언제 없어질까요?" "이 불안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하지만 한 번도 묻지 않은 질문이 있었다. "이 불안은 뭘 지키고 있을까요?"
상담사가 이 질문을 던졌을 때, 내담자는 혼란스러워했다. "지키고 있다고요?"
"네. 불안이 있으면 당신은 뭔가를 하지 않아도 돼요. 불안이 있으면 당신은 뭔가로부터 보호되는 것 같아요. 그게 뭘까요?"
침묵. 그리고 깨달음.
"아... 혼자 남겨질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을... 불안이 감싸고 있었나요?"
여기다. 불안이라는 증상 뒤에 있는 두 번째 환상.
내담자가 자신에게 묻지 않은 질문이 있다. 상담사가 그 질문을 대신 던져줄 때, 두 번째 환상이 드러난다.
두 번째 환상을 찾은 후에
두 번째 환상을 찾았다고 해서 상담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두 번째 환상이 발견되는 순간, 내담자는 여러 반응을 보인다.
어떤 내담자는 정신이 난다. "아, 그래서 내가 이렇게 행동했구나."
어떤 내담자는 울음이 나온다. 압압했던 것이 흘러나온다.
어떤 내담자는 저항한다. "아니에요. 그게 아니에요."
이 모든 반응이 정상이다. 두 번째 환상은 가장 깊이 억압된 욕망이기 때문에, 그것이 의식에 올라올 때 강한 반응이 나타난다.
상담사가 할 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