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과 채널링을 훈련하는 다층적
접근 (3)

6장. 내정법과 촉의 연결

by 홍종민


내정법: 시간을 가로지르는 촉의 비밀


15년 넘게 사주를 보면서 가장 신기했던 순간이 언제인지 아는가? 내담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기도 전에 "아, 오늘은 이혼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확신처럼 떠오를 때다. 그리고 정말로 그런 사람이 들어와서 "선생님, 남편과 헤어져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할 때의 그 전율 말이다.

처음엔 그냥 경험과 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정법(來情法)**을 제대로 공부하고 나서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직감이 아니라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의식의 작용이었다는 것을.


촉이란 무엇인가: 번뜩임 너머의 진실


내정법은 사주 명리학에서 단순한 운세 예측 수단을 넘어, **촉(直感)**이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흔히 촉을 "번뜩이는 직감" 정도로만 여길 때가 많다.

하지만 내정법의 관점에서 보면, 촉은 이미 미래를 알고 있는 인간 의식이 그 정보를 현재로 끌어오는 순간에 발생하는 **'무의식과 의식의 교차점'**에 가깝다.

라캉이 말한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는 명제와도 통한다. 미래의 정보가 무의식적 기표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가, 적절한 순간에 의식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일진 분석: 하루의 에너지를 미리 읽다


상담자는 내방객이 들어오기 전부터 일진(日辰)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오늘 찾아올 사람은 무엇을 묻고 싶어 할까?"를 미리 짚어본다. 이 과정이 곧 내정법의 핵심 기제이며, 촉이 발현되는 밑바탕이 된다.

실제로 내가 하루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그날의 간지(干支) 확인이다. 예를 들어 **정미일(丁未日)**이면 "오늘은 감정적인 문제나 부동산 관련 상담이 많을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 그리고 정말로 그런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시간 자체가 특정한 에너지 패턴을 가지고 있고, 그 에너지와 공명하는 사람들이 그 시간대에 움직이는 것이다.


미래를 현재로 소환하는 마법


내정법은 겉보기에는 상담자가 사주 명리학의 기법으로 내방객의 운세를 해석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는 상담자와 내방객이 함께 미래 정보를 현재로 전이(轉移)시키는 특별한 과정이다.

설진관 선생은 "인간의 의식은 이미 미래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미래가 미지의 영역이 아니라, 무의식 차원에서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필요에 따라 꺼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말하기 전에 이미 아는 순간


내방객이 아직 입도 열지 않았는데도 상담자가 무엇을 질문할지를 미리 감지하는 상황은, 단순히 **'경험 많은 전문가의 감'**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40대 중반 여성이 들어오는데, 문을 열자마자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이 많으시겠어요"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 여성이 깜짝 놀라며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하더라.

내정법을 통해 **"무의식에 저장된 미래의 흔적"**이 일진과 맞물려 해석될 때, 촉이라는 신비로운 감각이 자연스럽게 발현된다. 이건 형태장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그 사람이 가진 고민의 에너지 패턴이 나의 무의식과 공명하면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이다.


시간이라는 착각을 깨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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