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홍종민

— 이상한 일이 있었다 —


10여 년 전, 상담 중에 처음으로 이상한 일이 있었다.


내담자가 이직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듣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릿속에 "건국대"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맥락이 없었다. 이직이랑 건국대랑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물었다. "혹시 건국대랑 관련된 일이 있으세요?"


내담자가 멈췄다. "어떻게 아셨어요? 아들이 건국대를 생각하고 있거든요. 원서를 써야 하는데 걱정이 돼서요."


그 사람은 이직이 아니라 아들 걱정을 하고 있었던 거다. 이직 이야기는 상담실 문을 여는 입장권이었다.


나는 그날 오래 생각했다. 건국대를 어떻게 떠올린 걸까. 직감인가. 경험인가. 눈치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설명이 안 됐다.


그 후로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최씨라는 성이 떠올랐는데, 내담자의 은인이 최씨였다. 제주도가 보였는데, 내담자를 신임하는 지점장이 제주도 사람이었다. 싱크대의 설거지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내담자는 처리하지 못한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고 했다.


이게 뭔가.


이 질문에 답을 찾으려고 명당을 찾아다녔다.


설악산 계조암에서


촉을 검증하기 위해 설악산 계조암을 찾았다.


동굴 법당이라 바위에서 나오는 기운이 압력밥솥처럼 빵빵하게 차오르는 곳이었다. 풍수가들이 명당터로 꼽는 암자였다. 4장에서 설명할 조용헌의 바위 지자기 이론으로 보면, 화강암 바위에서 분출하는 지자기가 혈액 속 철분과 만나 스파크를 일으키는 최적의 장소였다.


한 시간 정도 명상을 했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냥 고요했다.


3일 뒤였다. 지인과의 통화에서 그가 제주도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순간 촉이 올라왔다. 구름 사이로 무언가 툭 하고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나는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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