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시 공부 시작

공부가 제일 어려워~

by 캐슬

교대생들은 빠르면 3학년 초부터 보통 3학년을 마칠 즈음부터 임용고시 공부를 시작한다.

가물가물 하지만 당시 다양한 종류의 공부모임이 있었다.

기존의 공부모임부터 시작해 짝 스터디, 새벽 스터디, 영상 스터디, 면접 스터디 등등등 정말 다양한 형태의 스터디 중 각자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선택하곤 했다.


사실 스터디란 것이 아는 사람이 많고 친구가 많은 사람이 여러 모임에 초대돼 선택권이 많아지는데 당시 나는(지금도 그렇지만) 친구가 적고 딱히 활동하는 곳도 없어서 선택권이 거의 없었다. 다행히도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데 부담을 느끼는 데다가 시간을 맞추어 만나고 이런 일련의 절차가 거추장스럽고 쓸데없다고 생각했기에 선택권이 없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정말 감사한 몇 안 되는 스터디 초대를 거절하고 3학년을 마칠 무렵, 임용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알코올, 게임, 유튜브, 애니메이션 등등 도파민으로 절여진 삶을 뒤로하고 공부를 시작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시 고등학생 때처럼 오랜시간 앉아서 책에 집중하는 일이 제일 힘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중고등학생 시절, 할 줄 모르고 할 수도 없었던 시절에는 일탈이라고 해봐야 10시까지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고 야간 자율학습을 몰래 도망쳐 시장에 나가 군것질을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성인이 돼서 공부하는 것이 정말 힘든 게 선택권은 무한정 펼쳐져 있는데 감시, 구속은 없다시피 해 고등학생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공부를 막 시작했을 즈음, 시도 때도 없이 시계를 들여다보고 잠깐 바람 좀 쐬자며 피시방에 갔다가 밤을 새기도 하고, 딴 짓을 하며 시간만 떼우다 소모적인 술자리를 들락날락 하며 3~4개월을 허비했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스터디 카페, 카페 혹은 열람실 같은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개방적인 곳에서 어두운 방에 칸을 내놓은 가장 클래식한 독서실으로 공부 장소를 옮기니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세상과 단절된 공간인 독서실 한 칸에서는 무엇도 신경쓸 필요가 없었고 누구를 만날 기회도 없었다. 자연스럽게 옷차림은 갈수록 추레해졌고 다른 이와 마주치거나 대화하는 일도 점점 줄어들었다. 그와 동시에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점점 늘어났으니 되돌아보면 독서실로 자리를 옮긴 것이 신의 한수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옷인지 거적때긴지 구분이 안 갈 것들을 두르고 다닐 지경이 되니 11월이 되었고 나는 그 해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시험 두 가지(수학능력시험, 임용고시)를 보고 나서 나는 나를 조금 더 잘 알게 되었다. 적어도 나는 공부를 할 때, 누군가와 함께 해 부담을 지닌 채로 서로에게 짐이 혹은 도움이 되며 성장해나가기보다는 조금 흐트러질 때가 있더라도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때 더 효율이 나온다는 것이다.


배움이 고독을 동반할 때 효율이 잘 나오는 사람이라니... 나도 다른 사람들이랑 소통할 때 효율이 조금 더 잘 나왔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많다. 하지만 뭐 어쩌겠어. 이렇게 태어나 커버린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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