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종이 땡땡땡~ 울린다고 해서 더 이상 학교는 마치지 않는다.
교내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보충학습, 동아리, 방과후학교 등등)을 운영하는데 그중 대부분의 학교에서 가장 참여율이 높고 활발한 것이 방과후학교라고 볼 수 있다.
방과후학교는 다양한 프로그램(줄넘기, 태권도, 만들기, 서예, 주산, 요리, 드론 등등)을 학교 일과가 끝난 후 교내에서 운영하는 사업이다.
2006년 도입을 시작으로 학교에 뿌리내렸는데 운영 취지가 훌륭하고 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신청할 수 있어 참여도가 굉장히 높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다 좋을 순 없었고 안에서 느끼는 상황과 밖에서 보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학교를 마치고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강사님은 방과후학교 부장님 면접하에 채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들릴지도 모르나 일반 교사들은 그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모를뿐더러 어떤 내용으로 수업을 하시는지 알 길이 없다. 연락처도 없으며 심지어 누군지도 모른다. 방과후학교 업무와 관련이 없는 교사에게 방과후학교란 학교를 빌려 운영하는 학원 같은 느낌이다.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이곳에서도 역시 티격태격 다투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데 이런 경우 굉장히 골치가 아프다.
학부모님께서 방과후학교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보통 담임교사에게 이야기를 하시는데 담임 입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을뿐더러 누구 말이 맞는지 판가름할 방법도 없다.
한 번은 방과후 학교에서 아이가 괴롭힘을 당한다고 민원을 받아 피해 학생 부모님과 통화한 적이 있었다.
학교의 문제라 이야기를 하시며 내게 해결을 촉구하는 듯 말씀하셔서 끝까지 듣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어머님. 혹시 방과 후 선생님과 사건에 관해 이야기해보셨을까요?"
"아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기만 했습니다."
"어머님. 방과 후 학교에서 일어난 일은 유감이긴 하다만 그 자리에 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 학생들이 하는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방법이 없습니다. 방과후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니 1차적으로 방과후 선생님과 상의하시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니 담임 선생님이 알고 계셔야 될 거 같아 연락드렸습니다. 학교에서 해결해 주셔야죠."
"학교도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방과 후 선생님과 이야기하시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런가요..."
세세한 부분은 다르다만 이러한 맥락으로 통화가 끝났다.
물론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니 학교 내에서 처리하는 게 맞다고는 생각한다. 그것 자체를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일을 담임이 처리할 수 없고 관련 절차에 관해 모두 알고 있는 게 아니란 것이다.
학교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일반 회사와 똑같이 부서를 나누어 운영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속해있는 부서 일이 아닌 경우 자세히 알 수 없다. 학교폭력은 생활부서에 물어봐야 하고 방과 후학교는 방과후 부서에 물어봐야지만 알 수 있다.
답답한 마음이야 당연히 이해가 간다만 나도 모르니 알아봐야 알려줄 수 있고 몇몇 일은 내가 당장 처리할 수 없으니 뭐가 되었든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그 시간을 못 기다리는 부모님이 많이 계시고 학교 일을 왜 교사가 모르는지 따지는 분들도 많이 계셨다. 닦달을 하셔도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데 관련 건으로 지속해서 민원을 제기하시고 분풀이용 전화를 걸어 계속해서 시간을 낭비한다. 당연히 업무처리 및 수업준비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으며 교사의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간다.
제일 이해가 안 되는 건 위와 같이 방과후학교, 학원, 놀이 시설과 같이 직접 관리자가 상주하는 곳에서 일어난 문제를 관리자와 이야기도 해보지 않고 학교에 와서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며 토로하는 것이다. 몇 번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이젠 무조건 거기 있던 관리자와 이야기를 끝내고 연락 달라 말한다.
참... 일이 일어난 장소에서 해결을 보는 게 가장 명쾌한 방법이라 생각하는데(같은 반 학생일 경우는 다르겠지만) 그러지 않는 이유를 나로선 이해할 수 없다. 내가 너무 학교 측에서만 사고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