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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 김치찌개

by 곰돌

남편이 주간 출근 후 퇴근하면 6시 50분이 되서 집에 도착한다. 주말에 주간 근무이면 나는 6시10분 정도에 부랴부랴 냄비에 물을 올리고 반찬과 장, 다진마늘, 부수재료들을 꺼내느라 분주한다. 음식을 하는 동안 음악

듣는 걸 좋아해서 "배미향의 음악스케치 라디오"를 킨다. 다양한 사연과 옛날 풍의 음악을 들으면 어느새 토요일 저녁시간을 알리는 차임벨 느낌이 나서 좋다. 감성파 N, F라 그런가보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는 물의 양을 잘 조율해야 한다. 또 김치는 덜 익은 것보다 많이 익은 김치로 넣는 게 좋다. 된장찌개는 기름 많은 고기보단 찌개용 돼지고기를 넣고 푹 익혀야 맛있다.

하지만 공통점으로는 육수 알갱이 하나가 제일 중요하다. 김치찌개도 짭짜름한 육수 알갱이가 꼭 들어가야 하고 된장찌개에도 짬 짜름한 육수 알갱이가 옛날 할머니의 된장찌개 맛을 낸 것처럼 맛있게 우려낸다.




인생도 물의 양에 따라 잘 조율해 내고 육수 알갱이가 들어가는 힘처럼 무언가 할 때 필요한 힘을 넣어야 필요하는 때가 온다. 다행이 남편은 찌개맛이 좋다고 한다. (휴..다행중 다행) 내가 해준 음식에 맛있다고 느낀다니 뿌듯함을 느낀다. 가공식품을 날마다 먹기엔 건강에 좋지 않아 쉬는 날엔 일주일에 두번은 해주려고 노력한다.



무슨 맛을 내던 내가 직접 짠맛도 내고 단맛도 내고 씁쓸한 맛도 내야 내 것이 비로소 완성된다. 만들기 전까진 아무것도 모른다. 무엇을 시작하기 전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난다. 육수 맛만 나면 어쩌지, 김치가 너무 많이 익혀서 김칫국을 만들어내면 어쩌지 등등 많은 생각과 아직 벌어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에 두려워했다.



맛있는 찌개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는 나의 생각처럼 음식이 들어왔을 때 생각하고 고민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들어오기 전과 불이 타오르기 전까지는 불안함, 걱정을 태우지 말자고 다짐한다.

신혼생활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 내가 겪은 요리 방법들도 또 시작하는 일을 앞두고 있는 사람,

비행기를 타기 전 출국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미리 걱정하는 게 보호본능, 방어본능이지만 그런 본능 느낌이 너무 강해져 버리면 거기에 더 지쳐가기 때문에 상황에 알맞게 담아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결론

#다음엔 차돌박이 넣은 된장찌개가 먹고 싶다고 한다.

#차돌박이는 구운게 더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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