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0대 중반의 곰돌

계약직도 좋아.

by 곰돌

전공이 아닌 일을 시작하였기에 나의 역량을 인정해줄때까지,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알아봐줄 때까지 무수한 실패와 좌절, 긴 백수시절도 많았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 엄청 나게 많이 흔들렸다. 백만번 이력서를 흔들고 흔들리다 보니 어느새 내 나이도 먹을 만큼 먹게 되었다. 사회복지사는 더군다나 경력이 크면 클수록 인정해주고 그만큼 책임감이 더 커지는 직업군, 숨막히는 직장과 직업이라서 부담이 되었다.


계약직이라는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상황과 가정이 변화되고 더욱 순응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단순하게 "사회복지사"에요 라고 말한다. 오랫 동안 일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나를 바라볼때 자신감이 없고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이 온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매번 고민과 걱정을 한다. 남편과 처음 소개팅할 때가 힘들었다. 나의 존재를 이해해줄까?


계약직도 나름 보람을 느끼고 상황에 알맞게 돈을 모으며 회사생활을 했다. 그 중에 아주 강한 피드백도 많이 듣고 집에 와서는 거의 울음바다 시간을 보낸게 더 많았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슬기롭게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나름 글쓰기가 한몫을 한다는것 밖에는 찾지 못하였다. 절대 이런 상황 속에 자립하면서 이 직업군을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연봉도 사명감이 반영된 급여라 한번도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을 보고 많이 둔감해졌다.

예민하지만 둔감해지는 게 있다면 바로 이런 부분에서 둔감한 성향이다. 하지만 결혼하고나서부터, 매우

예민해졌다. 당장 아파트 대출과 생계를 지속 안정적으로 이어가는게 중요한 부분이다.


남편 한테도 제일 미안했던 이 부분이었다. 남편은 내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돈에 쫓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그래도 스스로를 엄격하게 잰다. 자립을 위해서는 스스로를 평판하는

생각 방식을 절단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가끔 좋은 직장, 좋은 전문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흔들리고 흔들리며 자기비판이 강해진다. 이런 나를 바라 보며 다르게 느껴진다.


30대 중반이어도 계약직이 괜찮다고 인정을 했다. 이번에는 슬럼프나 권태기에 빠지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한다.


당연히 지금의 연차에서 오는 감정과 느낌, 나이때에서 찾아오는 걱정, 불안, 흔들림이구나 라고 인지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싶다. 이런 문구가 나에게는 항상 자립으로 찾아주는 말이 있다.



KakaoTalk_20250309_214014572.jpg

이사 올때 청년센터에서 프로그램을 듣고 싶어 신청했더니 안내 문자를 받았는데 어느 날, 이런 응원을 받았다.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쉽진 않겠지만 편안해지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라는 말에 너무 위로 된다.

아마 자립하고 싶은 마음도 조급해져서 그런가보다 한다. 자립할 수 있는 부담을 조금 덜어내고

들 수 있는 만큼만 들어야겠다는 말을 적고 싶다.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02화은행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