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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머치 예민

by 곰돌

예민한 사람이라고는 나를 소개하고 싶지 않았다. 브런치니까 진짜배기 자랑스런 부분만 담고 싶었는데 앞에 글을 보니 전부 나의 단점만 길게 연재하게 되었다.

오늘도 회사에서 뭔가 잘 풀리지 않은 일이 있어서 인지 쉽게 잠들기가 어렵다. 글쓰기가 정서안정에 좋다고 하길레 써본다.


예민함, 지금 이제서야 37살이 되니 나를 더 자세히 알았다. 창문열면 창문 밖에 뛰뛰 빵빵, 알람벨, 지하철 지나가는 소리, 사람들의 대화소리 등 귀 속에는 너무 크게 들린다. 또 복사기 소리, 전화, 회사 벨소리가 더 타자소리를 예민하게 만든다. 이전에는 서류 분쇄기 갈리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눈쌀을 찌푸린다.


거기다가 일이 잘 안풀리는 오늘 날엔 상대방의 말소리, 나에게 말하는 새침한 말 등등 서운하기 짝이 없게 들린다. 굳이 그렇게까지 말 안해도 아는데 꺼내서 더 마음속에는 火불을 키운다.

일이 잘 해결되면 기쁘고 안정되다가 또 잘 안풀리면 내 적성에 안맞나에 대한 생각이 왔다갔다를 무한반복한다.


퇴근길에 나서야 비로소 조금 감옥에 풀려나듯 길게 한숨을 쉬며 저녁을 많이 먹는다. 누군가 서운하게 말을 들을땐 여지없이 자기 혐오가 또 시작된다.

이제 남편의 위로도 T로 밖에 들리지 않기에 위로해달라고 말하거나 하소연도 하지 않는다. 들으면 마음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퇴근길에 친구에게 고대로 이야기를 했더니 더 생각하다간 일하는데 힘들어지니 그만 이야기 하자.라고

말했지만 신발장앞에 나와서도, 수저를 들고 밥을 먹을때에도, 연재글쓰기를 할 때에도 에민함을 더 많이 끌어오린다.


날카로운 상사 피드백을 들었지만 동료보다는 낫다고 할 정도로 마음엔 숨으면서 또다른 곰돌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다 처음이라고 하고 괜찮아 하지만, 또 다른 상사나 동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현실이라 생각한다. 이 생각도 지치게 하고 있구나를 인지하면서..이제는 글을 마무리 할때즘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예민함,자꾸 자신을 이쪽으로 몰아내세우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다. 이만하면 그만할 때에도 됬다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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