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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저널 May 07. 2022

엔프제 성격에서 해방하기

나만의 해방일기 7일 차

 부동산세법을 듣고 있다. 강의하는 선생님이 감성적인 정호승 시인의 시나 우스갯이야기로 주의를 환기시키려 애쓰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리다. 쏟아지는 눈꺼풀이 자꾸 눈이 감긴다. 수동적 공부는 힘이 든다. 참여하고 생각해서 내 것으로 소화해 나가야 하는데 에너지가 바닥이 나니 그럴 힘이 안 생긴다. 학생들의 처지가 역지사지 이해된다.  견뎌보자. 커피 한잔 찐하게 에스프레소로 타고 다시 몰입을 시도한다.


일주일이 지났다. 시험 준비를 만만의 태세를 갖추고 시작했는데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인강을 듣다가 지루해지면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쓴다. 횡설수설 앞뒤 문맥이 맞는지 안 맞는지 생각하지 않고 글을 쓰고 발행한다. 사람들의 피드백에 관심이 기울어진다. 시도 때도 없이 반응을 들여다보고 있다. 들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열정적으로 도전하며 엄청난 에너지 파워로 달리다 기력이 딸리고 추진력을 잃고 멍하니 있기를 반복한다. 나란 사람이란 참....


나란 사람은 어떤 유형일까

잠시 쉬는 시간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다가 MBTI에 관한 글을 보게 되었다. 요즘 내게 종종  MBTI 유형을 물어본다.  성격 테스트나 심리 테스트는 흥미 있는 주제다. 나 자신을 어떻게 세상이 규정하고 있는지 나는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아는 것은 재미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도 MBTI에 대해 떠들고 다닐 정도로 흔해져서 마치 혈액형을 물어보는 수준이 된 듯하다. 나이가 드니 어떤 타입의 유형인지 외워도 금세 잊어버린다. 이번에 다시 내 성격유형을 자세히 알아봤다. 흥미롭게도 나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누구나 MBTI 검사를 손쉽게 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몇 가지 질문을 한 뒤 자신의 유형이 나온다.


나는 ENFJ


나는 ENFJ이다. 흔히 엔프제라 불리는 이 유형은 정의로운 사회운동가 타입으로 분리한다. 열정을 지닌 타고난 리더형이다. 인구 2% 유형으로 정치가나 코치, 교사와 같은 직군에 많다. 

난 정치인과는 멀지만 선생님이란 호칭이 익숙하고 가르치는 일을 좋아한다.  사람들의 장점을 칭찬하고 독려하여 같이 상생하는 공동체를 만드는데 행복감을 느낀다. MBTI의 성격은 테스트 당시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정의한 내용이 내성격을 보고 말하는 듯해서 푹 빠져 읽게 되었다.


엔프제타인에 대한 감정적 공감력이 높다. 주변을 살피는 눈치가 좋고 센스가 있어 시키기 전에 먼저 할 일을 찾아 한다. 동정심과 동료애가 많고 갈등 상황을 불편해하고 회피한다.

나도 영화나 책 속의 인물들에 대한 공감력이 뛰어나기에 금세 그 인물의 감정에 몰입한다. 눈물도 많다. 등장인물과 같이 슬픔에 아파하고 불합리함에 분노한다. 위기사항을 위트있게 해결하면 통쾌해하고 역경을 극복하는 자세를 대견스러워한다.


엔프제오지랖도 넓고 타인에게 베풀고 도와주려는 마음이 크다. 이전의 나는 감당 안 되는 오지랖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몇 번 있다. 타인의 마음이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은 어쩌면 편견이자 오만이지도 모른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내가 그들보다 낫다는 무의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움을 청하기 전에는 먼저 나서지 않고 필요할 때 바로 행동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하며 지켜봐 주야 한다는 것도 경험했다.


엔프제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호기심이 많아 흥미가 생기면 직접 해보고 싶어 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을 좋아하기에 계획을 세우고 어긋나면 화를 낸다.

절대적으로 이 부분은 엔프제의 성격이 나와 거의 들어맞다. 하고 싶은 것이 진짜 많다. 세상이 이렇게 넓고 경험할 것이 많은데 안 해보고 죽으면 인생의 손해란 생각이 든다.


엔프제전생에 독립운동가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믿는 신념과 확신을 가지고 있다. 존경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지나치게 이상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잔인한 신체적 가해의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믿음과 의리를 지킨 사람들을 존경한다. 정신적 위대한 가치를 보여주는 사람들로 성인에 가깝다. 이런 류의 사람들을 지나치게 미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현실의 사람일 뿐인데 그들의 단점이 보이면 부정하고 싶어 하고 급기야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탄식하기에 이른다. 극과 극에 머물기보다 중도의 삶이 더 위대하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엔프제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다. 인정과 칭찬을 받으면 좋아하지만 비판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나서기를 정말 두려워한다. 가만히 한에 있지만 무시당하는 것은 더 끔찍하게 싫어한다.  스스로 당당해지고 싶고 무엇이든 잘 해내고 싶다. 스스로 잘했다고 여겨지는 것 타인에게 인정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인정받고 싶비판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공존한다. 앞서서 나서는 것에 비판당할까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되 결과는 겸허하게 받아들이자는 생각이다.


엔프제자녀의 양육에 있어서 모범적인 부모가 되도록 노력한다. 자녀가 창의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도록 돕는 것이 의무라  생각한다. 나는 세 아이의 엄마이고 나의 어떤 역할보다도 엄마로서의 삶을 사랑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정성을 들여 사랑을 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과도하게 내가 앞서서 아이들의 삶을 계획하려 하지는 않는다. 나와 별개의 독립적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은 나의 첫째 아이가 고등학교를 자퇴할 때 가슴 깊이 깨달은 사실이다. 전적으로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것,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봐 주는 것, 내가 스스로 모범적인 삶은 사는 것으로 나는 아이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있다.




 가르치려는 나, 감정에 몰입하는 나, 오지랖이 넓은 나, 호기심이 많은 나, 인정받고 싶어 하는 나, 계획적인 나를 규정하는 성격의 틀에서 조금은 바꿔보자. 주변에서 바라보는 나보다 내가 바라보는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는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내게 불편함을 주는지 살펴본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다.


부에 이르는 추월차선은 셀 수 없이 많다. 유행하는 뭔가를 쫓아가기 전에 나의 성향에 맞는 일을 찾아야 실패나 돌아가는 일이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방식이 나에게 통하지 않을 수 있고 나만의 방식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을 계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세상의 법칙을 알아가는 것보다 중요하다. 공부법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사용법을 알아야 나와 대적이 될 시험도 정복할 수 있다.


나로 살기 위해 나를 위한 공부를 한다.  




이러나저러나 또 나만의 생각의 늪에 빠졌으니 그만 멈춰야 한다.

수험생의 기본 모드는 닥치고 공부이다.

집중하자. 몰입하자. 나만의 스타일이고 뭐고 그만 멈추고 공부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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