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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저널 May 14. 2022

자퇴한 그 아이는 지금

나만의 해방일기 14일 차


세 아이들 중 나의 첫 분신인 첫째는 5년 전에 고등학교를 자퇴하였다.

학폭이 문제였던 것도 아니고 일신의 문제도 없이 그저 본인의 요구였다.

영재교육원을 나오고 국제중을 다니고 강남 8 학군 고등학교에서 학급회장도 했던 모범생이던 아이가 선택한 행보는 내게 큰 충격이었다.



청천벽력 같은 그 폭풍의 시간 때문에 내 인생에 궤도는 크게 바뀌었다. 누구보다 자녀교육에 진심으로 아이와 소통하며 살아왔다고 자부해왔던 내게 삶을 송두리째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엄마라면 자녀의 성장을 헌신적으로 물심양면으로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기쁨과 환희를 느꼈다. 세상을 경험하는 아이 옆에 누구 엄마라는 닉네임으로 함께 살아갔었다. 아이의 선택이 내가 생각한 미래와 다르게 진행되었을 때 깨달았다.



나의 삶과 아이의 삶은 다르다는 것을.

아이의 독자적 선택을 인정했다.

아이와 나는 내 인생의 궤도에 아이들의 유년 시절이 함께 공유된 인연의 시간을 보내온 것이었다.

시절 인연으로 만났으니 또 각자의 인생 궤도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었다.




어제 그 자퇴한 아이는 부산으로 출장을 갔다.

벌써 번듯한 사회 직장인이 된 지 6개월이 넘었다. 대학생활도 병행하는 중이라 내년에 졸업예정이다.

직장과 전공 모두 본인이 원하던 일들을 찾았다.

자퇴 이후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제적으로도 독립하였다.

오히려 내게 용돈을 준다. 자신의 인생 궤도를 즐기며 신나는 20대를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



비즈니스 출장이라니...



첫째의 과감한 선택도

그동안의 방황했던 시기를 넘어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과정도

모두 다 대견하다.




첫째의 자퇴가 내게 큰 변환점이 되었다.

그 시기에 남편의 경제적 불안도 함께 왔다.

나의 건강상 문제도 함께 왔다.

불행이 꼬리를 물고 내 앞을 막았다.

난 죽을 것 같이 숨이 막혀 제대로 숨을 쉬지도 못했다.



삶에 변환점이 되는 시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나라는 우주의 궤도를 수정하는 일이다.

엄청난 충격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고통이 따르고 죽음에 가까운 절망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삶이 지속된다면

그 고통은 변환점이 되어 이전과 다른 삶을 선택하게 해 준다.

적어도 나에게 그러했다.



난 다시 내 삶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를 위한 시간이 없기에 그동안 돌보지 않았던 내 마음을 살피기 시작했다.

무작정 집 밖을 나가 동네를 걷기를 시작했고 서울 한 바퀴 둘레길 157km를 완주했다.

나의 버킷리스트인 남미를 배낭여행으로 걸어 꿈을 이루었다.

내 인생에 전혀 계획이 없었던 글을 쓰고 작가가 되었다.



난 이제 부자가 되려 한다.

나만의 해방일기 2주가 지났다.

공인중개사 조금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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