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by going solo

"작가가 된

너의 모습을 기대할게."


중학교 2학년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전근을 가시며

저에게만 주신 말이었습니다.


정작 저는

깊은 무의식에 잠겨있는 돌처럼

무디고 섣부르고 미련하기만 했는데.


다만

무수한 활자들이

별처럼 박혀있는 종이묶음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오락거리이긴 했습니다.


들킬까 봐, 잡힐까 봐, 죽을까 봐

그래서 외로운 술래가 될까 봐

무섭고 떨리던 친구들과의 놀이에서

스스로 빠져나와

글이 열어 주는 세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꿈을 꾸게 되었지요.

우리 선생님 말처럼

되고 싶다고.


이미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살아 있으니

꿈을 향해 계속

가보려고요.


내가 간직하고 있는 말과 글이

한 다발의 종이 묶음에

가득 담기기를

꿈꿔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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