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일 2주 전쯤부터
전화가 기다려지잖아요.
당선 물망에 오른 작품들
사전체크 한다면서
그때쯤
담당자들이 전화하니까.
좀 오래되긴 했지만
그런 전화
한 번 받아 봤습니다.
되게 야릇하더군요.
누군가가
테이블 밑에서
내 손에
뭔가를 몰래 쥐어주는 그런 느낌
너무 좋은 거라
마음은 막 부풀어 오르는데
입은 꼭 다물고 있어야 하니
뒤 돌아 몰래 웃는 웃음의 순간들.
살짝 불손해지기도 한 거 같아요.
모두들 기다리고 있겠지만
안 갈걸
이번에 내 거야.
그리곤
불끈 힘이 솟더라고요.
힘껏 가보자.
문단이라는데
나라고 왜 못 가겠어,
이제 나도 갈 수 있을 거 같아.
그런데
검은 실을 싸는
검은 누에처럼
슬픈 이야기만 나오더군요.
그렇게 싸지르는 무겁고
어두운 말들
아픈 말에 겨워
그만 썼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너나없이
기운 빠지는 삶일 텐데
글이랍시고 내놓는 것들이 그리 무거우니
뭘 나까지 보태냐 싶었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본능에 닿아 있는 게 있지 않나요.
느슨하게라도
존재에 이어져 있다가
어느 순간 확 당겨지면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어떤 것
저에겐
글이 그러합니다.
언젠가 쓰게 될 거라고
내 안에 고여 있는 말들이
나를 이끌어
쓰는 자리에 있게 할 거라고
존재에서 나오는
암시를 품고 살았습니다.
이제
행복한 글을 쓰려고요.
사람은 어떻게든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는 존재이니
그런 우리의 이야기를
쓰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