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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연 양윤희 Nov 05. 2023

      외로워할 가치가 없는 세상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에서


외로운 노인들, 외로운 연인들, 외로운 수험생들, 외로운 모든 인간들

모두가 외롭다고, 힘들다고 목 놓아 외치는 이 시대..... 2023년.........


하늘엔 해와 달, 구름

땅에는 꽃과 나무, 물

한 발자국만 띠면 옆을 스치는 수많은 존재들


시, 공간 때문에 외로운 게아니라.... 대상 때문에 외로운 우리

없어서 외로운 게 아니라 원해서 외로운 우리


우리는 육체를 입고 있는 한 외로울 수도, 외롭지 않을 수도 없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 자신과 함께 있다.... 그러니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남과 희석될 수 없다...... 우리는 뭇 알갱이 물질이니까 (물론 파동이니 입자니 떠들어 대지만 파동이 된 인간을 데려와 보아라)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외로움을 왕따 시키는 이 묘사를 보라..... 아름답고 희열이 느껴진다.


4월 29일, 나인 에이커 코너 다리 근처 강둑, 사향쥐가 숨어 있는 흔들리는 풀과 버드나무뿌리 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을 때, 독특한 덜컹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밤 매처럼 아주 가냘프고 우아한 매 한 마리가 잔물결처럼 번갈아 솟구치며 막대 한두 개를 번갈아 튕기고, 햇빛에 비친 비단 리본처럼, 혹은 조개껍질 안쪽 진주 속살처럼 반짝이는 날개 밑면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내가 본 것 중 가장 미묘한 비행이었다. 나비처럼 펄럭이지도 않고 큰 매처럼 솟구치지도 않으면서, 공중에서 당당하게 날아다니고 기묘한 낄낄거림과 함께 연처럼 뒤집고 또 뒤집으며 자유롭고 아름다운 낙하를 반복했다. 마치 대지에 발을 디딘 적이 없는 듯 고공낙하에서 위로 솟구치는 회복력을 과시했다. 매는 우주에 동반자가 없는 것처럼 보였고, 혼자서 스포츠를 즐기고 있었으며, 함께 놀고 있는 아침과 에테르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매는 외롭지 않으면서 그 아래 있는 모든 땅을 외롭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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