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사랑이 쌓이던 시각

ㅡ 사임당어린이집 졸업 축시

by 혜솔 황보영


아이들에게 졸업 선물로 시계를 준비했습니다. 시간을 잘 지키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오래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시계 속에는 아이들의 얼굴이 그리고 그 시간 속에는 우리의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사랑이 쌓이던 시각


혜솔 황보영



작은 얼굴들이

동그란 시계 속에 앉아 있다


웃음 한 칸

눈물 한 칸

처음 이름을 불리던 아침이

초침처럼 또각또각 지나간 자리


너희는 몰랐겠지


시간이 흐른 것이 아니라


사랑이 쌓이고 있었다는 것을


처음 엄마 손을 놓던 날

낯설어 울던 목소리도

이제는 세상을 향해


환하게 울리는


종소리가 되었다


시곗바늘은 뒤를 보지 않지만

선생님의 마음은

늘 너희가 머물던 시각에

잠시 멈춘다


토닥이던 아침 열 시

간식 냄새 퍼지던 세 시

선생님 하고 달려오던

그 빛나는 시간들 속에서


너희는 이미

우리에게 사계절이었다


이제 새로운 교실로

아직 펴보지 않은 날갯짓으로

날아오르겠지만


기억해 주렴


너희의 시간은

언제나 사랑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시곗바늘 둥근 원을 그리며 나아갈 때마다


우리는 너희를 떠올릴 것이다


고마워


우리의 계절 속에서

눈부시게 자라 주어서



KakaoTalk_20260221_111824210.jpg 사진 = 황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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