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너를 보낸 자리에서

한 동료 교사를 배웅하며

by 혜솔 황보영


2026년의 졸업식 유난히 뜨겁고 애틋했다. 교육 현장에서 만남과 헤어짐은 숙명과도 같은 일이지만 때로는 마음의 궤적을 깊게 파고드는 인연이 있다.

아이들의 곁을 꼬박 2년 동안 지키며 마지막 순간까지 소임을 다하고 떠나는 한 동료 교사를 바라보며, 나는 결국 펜을 들었다. 우리가 함께 통과해 온 시간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아이들을 향한 ‘단단한 사랑’의 과정이었음을 고백하고 싶었다. 그날 교실에는 아이들의 웃음과 이별의 공기가 함께 머물러 있었다.


너를 보낸 자리에서


졸업식이 끝났다

자꾸 눈물이 고인다


아이들은 졸업이 무엇인지 모른 채

선생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웃는다


덜컥

가슴에 안겨 와

원장님 좋아요


따뜻한 체온으로

마음을 전해 준다


너를 보낸 이 마음은 무엇일까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삶의 궤적 속에서

끝없이 반복되지만


어떤 인연은

조금 더 깊게

조금 더 뜨겁게


서로의 마음을 가로질러 간다


함께한 시간이

늘 맑은 햇살만은 아니었다


먹구름이 드리운 날

황사에 눈살을 찌푸리던 날에도


우리는 함께 있었다


함께 견뎌낸 시간들이

얼마나 단단한 사랑이었는지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돌아서는 너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참 아름답다


성실함은 뒷모습에서 드러난다고 한다. 마지막 날까지 아이들을 안아 주며 최선을 다하던 그 선생님의 모습은 이상하리만큼 아름다웠다.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스쳐 지나가지만 고난을 함께 견디며 서로의 마음을 가로질러 간 인연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 이 시가 치열한 교육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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