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하루
가을이 가르쳐준 것
황보영
단풍 물든 아파트 정원
붉고 노란 잎사귀 하나
떨리는 내 마음을 닮았다
이국의 꽃처럼 화려한 유혹
그러나
나는 단풍의 부름에 귀를 기울인다
마치 나를 위해 준비된 꽃다발인 듯
두근대는 심장에 한아름 안겨준다
살아 숨 쉬는 가을 감성
걸음마다 만나는
친절한 낙엽의 인사
나는 그저 이 모든 것이 고맙다
세상 많은 것들로 가득해도
감사를 잊으면 빈손과 같아라
내게는 하루하루가 선물이다
가을 속으로 파고드는
나의 오늘도
당신의 내일도
그리고
우리의 마지막도
단풍처럼 맑은 색으로
덧칠하고 싶다
사계절이 돌고 돌아도
이 마음만은 변치 않기를
나는 단풍 아래서
이 가을을 껴안는다
이것이야말로 삶의
빛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