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기도, 똑같기도…
강아지 때는 사람 아기처럼 팔다리가 짤똥해서 귀엽던 것이 크면서는 사지가 길쭉하게 쭉 뻗고 배는 납작, 어깨는 떡 벌어지면서 근육질 육상선수 같은 모습으로 변해간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비 오는 날은 근심 걱정이 뒤통수에도 묻어난다.
신나는 산책, 열려라 문! 열려라 참깨! 앉으면 열리나? 앉아봐야지 그럼…
이제는 제법 버릇이 된 산책 예절. 잠이 덜 깬 새벽 산책길이지만 엘리베이터 구석으로 큰 몸을 구겨 넣는다.
언제나 변함없이 편안한 누나랑 형아의 품, 하지만 이제 좀 좁아 보이는데…
수건으로 꼬물거리며 시작한 터그놀이로 이제는 가공할 위력의 턱힘을 길렀다.
신기하게 늘 접혀있던 귀는 이제 한쪽만 펴져서 나름 매력포인트가 되었다.
대형견은 발 크기에 맞추어 몸이 자라기 때문에 강아지 때는 발이 유독 크다. 아기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두툼한 발이 신기하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만져본다. 지금은 몸과 발의 균형이 딱 맞고 분홍색이던 발바닥은 거의 까매졌다.
너는 참 많이 자라고 나는 참 많이 늙…
그냥 나도 자란 걸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