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버려진 접속사 'Though'

문장 끝에서 인생 문장으로 부활하다

by Mr 언터처블


여러분은 이야기를 하다가 상반되는 사실을 말할 때 어떤 단어를 가장 즐겨 사용하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저처럼 'But'을 가장 사랑하고 계실 겁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토익, 수능 지문에서 닳고 닳도록 보던 'However'는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들었던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이고, 공식적이거나 뭔가 깊이 있는 내용을 말할 때나 쓰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게 'But' 사랑이 극진했던 저의 굳건한 영어 라이프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건 캐나다 생활을 하면서, 원어민 친구들의 대화 방식을 관찰하면서부터입니다.


[에피소드 1] 캐네디언 친구의 '비싸!‘


어느 날 캐나다 친구 알렉스와 동네의 새로 생긴 인스타 감성 카페에 들렀습니다. 메뉴판을 보자마자 제 심장이 먼저 아파왔죠. 라떼 한 잔에 $8(약 8천 원)이라니!


"Too much..."라고 중얼거리는 제게 알렉스가 괜찮으니 시켜보라며 추천했습니다.

결국 거금을 주고 라떼를 받아 들었습니다.


알렉스가 한 모금 마시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제가 비싸다고 투덜거리자 알렉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습니다.


"Yeah, it's expensive. Nice, though."


순간 제 머리가 띵했습니다. 알렉스는 '비싸다(Expensive)'는 부정적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곧바로 '그래도 맛있다(Nice)'는 긍정적인 반전을 뒤에 붙여버린 겁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Mr 언터처블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캐나다에 머물며 여행과 일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내년 복직을 앞두고, 교사로서 다시 마주하게 될 영어와 교육의 이야기를 준비 중입니다.

12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9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땡큐에도 쏘리에도 'No Wor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