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한낮 오후 그 밤
손끝에 닿는 하늘은 늘 서늘하여
자리끼들이
검푸른 요강 안에서 밤새 게워졌다
분홍색 꿈들 위엔
이미 먹물이 부어져 있고
복잡다단한 생의 한 켠엔
쉴 새 없이 곰팡이가 서려
맘이 서러웠다
그는 자주 건네받은 온기를 씹었고
딱딱한 가죽 지갑엔
꼿꼿이 버티고 선 세 장의 지폐들이
매몰차게 그를 노려봤고
시간은 드디어 흘러
창살 속새로 달빛이 스며들 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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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여섯 글자가 기어코 우리의 품 안에
꾸역꾸역 박혔지만
우리는 꿋꿋이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서로의 단단한 마음속을
들여다 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