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부부의 영월 이야기-3

금강산도 식후경

by Minjoy

우리 부부는 영월에 창업을 하기 위하여 영월 청년사업단에서 진행하는 '레지던스인영월'이라는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영월에 임시 거주할 집이 생겼다. 그러나 이 전에도 일 때문에 영월을 자주 오갔고, 그러면서 영월에 있는 식당을 많이 다녔다. 그렇다. 오늘은 영월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 여행객이 영월에서 꼭 가야할 맛집이라고 하면 뭘 꼽기가 애매하다. 물론 이미 유명한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메밀전병이라던지 또는 닭강정이라던지. 그런데 이게... 로컬들만 아는 그런 맛있는 집들을 찾았을 때, 그 때의 희열이란 또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에게 희열을 준, 검색을 해서 나오지 않는 곳 몇 군데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5일장 시장 내 가마솥 통닭


영월읍내 동강 옆 뚝방길에서 일자에 4와 9가 들어가는 날은 장이 선다. 나는 서울에 갔다가 영월로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게 날짜였다. 29일? 그러면 무조건 나는 가마솥 통닭을 먹으러 간다. 은근 사람들이 많아 자리가 없어서 가끔은 기다려야할 때도 있다. 물론 포장해 갈 수는 있지만 바로 튀긴 뜨겁고 바삭바삭한 통닭이 눅눅해진 상태로 먹을 생각이 절대 없기 때문에 기다렸다가 먹는 편이다.


닭한마리에 7,000원. 치킨무는 500원 추가로 받는다. 치킨무는 기본으로 가져다주시니 원하지 않는다면 다시 가져다 드리기. 여기도 부부가 운영하시는데, 아저씨는 말이 없으시다. 묵묵히 통닭만 튀기신다. 손님을 맞이하고, 손님에게 잔소리 하고, 돈을 받는 건 아내 분. 주문이 들어가면 가마솥에서 바로 튀겨나온 통닭을 기름만 빼고 숭덩숭덩 잘라서 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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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통닭의 매력은 튀김옷이 엄청 얇다는 것이다. 얇은 것이 바삭하기는 엄청 바삭바삭. 소금에 툭 찍어서 먹으면 부드러운 닭 살코기와 고소하면서 짭짤한 껍데기가 조화를 이루며 먹고 있는데 군침이 흐르는 신기한 현상이!


이른 점심시간에 가면 기름도 깨끗하고, 더 고소한 통닭은 맛볼 수 있다. 덤으로 시장 구경하면서 로컬 식자재 구경하며 흥정하는 재미도 쏠쏠.





육정가


육정가는 수족관에 wet aging한 돼지고기를 파는 식당이다. 고기를 직원들이 직접 구워주는데 육즙이 빠지지 않도록 불판이 특정 온도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워준다. 한 번은 직원들이 바빠보여 남편이 집게를 들어 고기를 불판에 올렸다가 직원한테 혼났다. 그러면 육즙이 빠진다며... 우리 남편도 고기 좀 굽는 사람인데.. 아무튼 그 정도로 맛있는 돼지고기를 제공하는데 진심인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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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콘디멘트도 다양하게 제공된다. 그리고 조미되지 않은 김을 주는데, 그 김을 불판에 살짝 구워서 고기를 싸서 먹으면 그게 또 별미이다.


이곳 사장님은 영월은 아닌데 근처에서 상추와 같은 쌈 채소를 농사지으신다고 한다. 직원분들도 고기를 잘 굽는데, 사장님은 고기가 바로 익었을 때, 더이상 오버쿡 되지 않도록 바로 빼주시는데 확실히 훨씬 촉촉하다. 역시 사장님은 사장님이다. 같은 고기인데 어떤 사람이 굽느냐에 따라 맛이 다 다른 것이 정말 신기하다.


우리 부부는 한동안 이곳에 일주일에 한번씩 방문하여 원기회복(?)을 하였다. 영월에서도 이렇게 밤에 줄 서서 먹어야할 맛있는 고기집이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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