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1학년 담임을 맡다.
2022년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1년 동안 1학년 담임을 맡으며 있었던 일, 느낌과 생각들을 차근차근 기록해 볼 생각으로 브런치를 개설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학교에서는 1학년 담임을, 집에서는 4살짜리 아이의 육아를 하느라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갔다.
무슨 배짱이었을까? 나는 2023년 또다시 1학년 담임을 선택했다. 주변 선생님들은 지나가는 말로 "1학년이 이 적성에 맞나 봐요?" 하신다. 그럴 리가 있을까? 2022년 말 12월, 나는 목 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했다. 학교에서 스트레스가 있을 때마다 목 뒤가 당겼는데, 정도가 심해서 진료를 받아봤더니 목 디스크 5-6번 탈출 소견을 받았다. 겉으로 아닌 척했지만 몸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1년 동안 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다.
욕심이 생겼다. 이왕 한 번 해보기로 한 거, 1학년 전문가 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러려면 최소한 5년 이상의 경험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분절되지 않은 연속된 경험으로의 5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매년 다른 학년을 선택하면 1년 동안의 학급운영의 아쉬움은 그저 아쉬움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아쉬운 기억을 그대로 다음 해에 개선된 방향으로 운영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것이 내가 교육적으로 성장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1학년 담임을 맡으며 내걸었던 '아빠의 마음으로'는 그 기반이 육아 휴직의 경험이었다. 한 명의 내 아이를 소중히 생각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1학년 각각의 아이들을 대하면, 그게 참교육이 될 것이라 여겼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빠의 마음'은 불가능했다. 20명 학생 모두에게 아빠가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생각해 보면, 육아휴직동안 내 아이 한 명을 보살피는 데에도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내 아이인데도 말이다. 올바르게 키워야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그 방법을 제대로 알기가 어려웠다. 육아 서적을 뒤적이고, 육아와 관련된 영상도 찾아보지만, 나에게 적용해서 곧장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 명의 아이를 돌보는 일도 이처럼 힘든데, 스무 명이나 되는 학생들 모두에게 아빠가 되긴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마음가짐은 확실히 바뀌었다. 내가 내 아이를 어린이집에 직접 보내보니 알겠다. 부모가 되니 부모의 마음을 더욱 이해할 수 있었다. 학습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들어오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어린이집을 나서며 걱정 없이 웃는 얼굴로 나서는 아이처럼, 우리 반 학생들도 교실에 들어오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웃는 얼굴로 교실을 나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다른 '아빠의 마음으로' 1학년 담임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현실적으로 부모처럼 완전한 보살핌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부모가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 아이들을 바라볼 수는 있다. 내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가졌던 걱정의 마음처럼, 1학년 아이들을 나의 교실로 보낸 학부모들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그 마음을 이해하고 충분히 공감한다. 부디 교실이라는 터전 안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다툼이 생기면 사과하고 사과를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이 될 수 있도록 한 해를 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