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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하유지향 May 16. 2022

아보카도 이야기

이름이 생겼어요



어쩌다 연년생 아보카도 셋을 키우고 있습니다.

어쩌다 아직 아보카도 베이비들 이름이 없었네요.

이름을 짓기 전이라 1번, 2번, 3번 이렇게 번호를 붙여 부르고 있었습니다.

1번 친구가 원줄기를 잃었을 때 분갈이를 고민하다 그대로 놔두기로 했는데 다행히도 새로운 줄기를 내어 잘 자라주니 참 고마운 녀석입니다.

2번, 3번도 오래오래 제 곁에서 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을 지어주어야겠습니다.


18만 년이나 살았다는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으로 지어야 하나,  

가난했던 피카소의 아버지가 장남이 가톨릭 성인을 닮기를 바라며 지었다는 파블로, 디에고, 호세 프란시 시코, 데 파울로, 후한 네포무세노...처럼 지을까,   

크루멜리스를 먹고 어른이 되지 않는 말괄량이 소녀인 '삐삐로타 델리카테사 윈도셰이드 맥크랠민트 에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에서 따와야 하나  

이름을 정하려 고민 고민하다 보니 고민 보따리만 자꾸 커지는 것 같습니다.


아보카도 베이비들 이름은 관우, 유비, 장비로 결정했습니다.  

도원결의로 의형제를 맺은 이들처럼 의좋게 자라면 좋겠지요.  



이름을 정하고 나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집 세 자매 이름과도 연결고리가 있는 이름이거든요.

이름이야 맘에 안 들면 언제든 다시 지으면 될 테죠.


수많은 선택 앞에서 이제 너무 오래 서성거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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