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인데, 오래오래 살아 있어야 돼
어쩌다 연년생 아보카도 셋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주, 화분마다 차별하지 않고 새 이불을 꼭꼭 덮어주었습니다.
물을 줄 때마다 화분 주변으로 흙이 튀는 바람에 바닥 청소가 두려워 얼른 굵은 모래를 덮어주었지요.
그런데 이 모래 이불의 출처가 산과 아파트 공사장이 딱 맞붙은 경계쯤이라는 것입니다.
별생각 없이 한 봉지 담아와서 별생각 없이 한 겹 덮어주고 나니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아프면 어쩌나, 죽기라면 하면 어쩌지 하고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의 경계를 넘었는데
후회한들 소용이 있을 리 없겠지요.
아이들이 잘 살아있기를
매일 들여다보고
매일 만져보고
매일 기도하렵니다.
오늘 밤에는
별생각 없이 경계를 넘나들다 얼마나 많은 후회를 했는지 헤아려봐야겠어요.
별 생각하지 않은 것을요.
꼬박 밤을 새우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