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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하유지향 Jun 06. 2022

아보카도 이야기

아들 만들기

어쩌다 연년생 아보카도 셋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이름도 있는 녀석들입니다.

첫째는 관우, 둘째는 유비, 셋째는 장비입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도원결의로 의형제를 맺었다는 늠름한 세 장수와 같은 이름입니다.

익숙한 이름이라 그런지 처음부터 입에 착착 달라붙어 부르기도 좋았습니다.



오래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첫째인 관우는 L마트 출신이요, 유비와 장비는 같은 E마트 출신이지요.


아보카도 셋이 자매가 아닌 형제가 된 데는 다분히 의도된 저의 발칙한 숨은 욕망이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이 세상에 오로지 친정엄마와 시엄마 두 종류의 엄마만 있다면, 어찌어찌 친정엄마는 될 수도 있겠는데 시엄마가 될 방도가 도대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참에 일(?)을 확 저질러 버렸습니다.

저지르는데 준비하고 말 시간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덜컥 아보카도 삼 형제 엄마 팔자를 제 스스로 지어냈습니다.  


때론 미리 준비해 둔 우산도

'바람을 만난 비' 앞에서

속을 홱 뒤집어버리기도 하더라고요.

이럴 땐 뭐, 어쩌겠어요.  

몸은 비에 맡기고 우산은 바람에 맡겨보는 거죠.


젖어봤자,  '흠뻑' 일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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