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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하유지향 Jun 27. 2022

아보카도 이야기

첫째의 과거



어쩌다 연년생 아보카도 셋을 키우고 있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첫째의 과거를 발견했습니다.

안시리움과 다정하게 창틀 위에 걸터앉아 있네요.

이때만 해도 아보카도 삼 형제 중에 지금의 첫째만 제 옆에 있었습니다.

원줄기로 잘 자라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상처 없이 곧게 자라던 녀석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원줄기가 마르면서 화분에서 뽑혀나갈 운명에 놓였었는데요, 고심 끝에 뿌리째 뽑지 않고 줄기 부분만 잘라내기로 했었지요.

다행히도 줄기를 새로 뻗으며 지금의 자리를 지키게 되었고요.

녀석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저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자신 앞에 닥친 시련과 아픔을 잘 치유했음을 온몸으로 말하는 중이지요.



그때도 묵묵했고 지금도 묵묵하고 언제나 푸르른 첫째입니다. 듬직한 녀석이지요.


비 내리는 날은

상처 많은 들에게 쓰고 있던 제 우산을 내어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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