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미인은 사춘기
바다 한가운데서 풍랑을 기다리는 돛단배 한 척
초음파 미인은 사춘기다.
익숙한 사랑은 헌신짝처럼 갖다 버리고
새로운 사랑 찾아 떠난다지만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지만
초음파 미인이 변해도 단단히 변했다.
천둥 번개 좀 쳤다고
애지중지 쌓아 온 십 년도 넘은 공든 사랑이
와르르 무너져 내릴 줄이야
엄마 경력 운운하며 자신만만하던 나는
사진 속에 박제된 옛사랑이나 들춰보며
(돌사진을 찍어두길 참 잘했다)
억울한 속을 달랜다.
학교-집-학교-집-학교-집
부서질 리 없는 무쇠 쳇바퀴가
삐걱거리던 날
난생처음 영어 학원에 등록했다.
초음파 미인
학원 맛 좀 봐봐
그 맛이 너무 달콤해서
새로운 사랑이 거기서 싹텄으면
참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