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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대 Jun 26. 2022

반성문 :

더 이상 울림을 주지 않는 내 사진을 보며

이야.. 너 사진 잘 찍는다


요즘의 나의 소소한 행복은 인스타그램에서 좋은 사진을 찍는 작가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중 나에게 큰 울림을 주는 사진이 있으면 내 스토리에 리포스트를 하며 어떤 부분이 울림을 주웠는지 글을 쓴다. 일종의 감상평 같은 것이다. 오늘도 감사하게도 울림을 주는 사진을 찍는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리포스트를 했다. 그 내용은 이렇다.


"피드에 있는 모든 내용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실은 특별한 순간이라며 속삭여 주는 듯하다.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의 거리, 그리고 사람. 어쩌면 별거 아닌 흔한 풍경이지만 작가님의 시선이 닿는 순간 멈춰있던 세상이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다. "




그리고 내가 요즘 찍는 사진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창피함이 얼굴을 붉게 만든다. 내 사진에서 어떤 진동도 느껴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잘 보이고 싶은 의도만이 사진에 가득 차 있다.

카메라를 손에 잡았던 7년 전부터 사진을 못 찍는다는 평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일까.

어쩌면 그게 나를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독이 되었던 것 같다.


자만심에 빠져있었다.

대충 찍어도 칭찬을 들으니 발전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진을 찍는 그 순간에 나는 세상의 진동을 느끼며 공명하지 않았다.

모든 감각을 열었어야 했다. 어떤 생각도 끼어들지 못할 만큼.

앵글, 심도, 감도에 대한 생각 따위가 낄 자리가 없어야 했다.

지금 가슴이 진동하는 그 순간이 모든 것이어야 했다.


내가 나를 충분히 사랑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부족한 사랑을 다른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채우려 했다.

내 사진 속에서 관심이 필요한 7살의 어린아이가 보인다.

그 아이는 어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눈에 띄는 행동을 한다. 떼쓰고 소리 지르며 관심을 애타게 찾는다.

마치 날 좀 사랑해달라고 애절하게 울부짖는 것 같다.


조금 더 내가 나를 사랑해줬더라면.

조금만 더 내가 나를 인정해줬더라면.

아주 조금만 더 지금 정말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이줬더라면.


세상을 바라보기 전에

눈을 감고 내 안에 사랑이 필요한 7살의 어린아이를 바라본다.

내가 성공과 욕심에 눈이 멀어 스스로를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 본다.


세상과 공명하기 전에

스스로 울림을 줄 수 있도록 나를 살펴본다.


이젠 성공과 욕심은 잠시 미뤄두고 

카메라를 잡는 그 순간 온전히 공명하리라.

그리고 그 진동을 사진에 담아보리라.


그게 나를 가장 아껴주는 방법임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고요한 새벽 5시 그 순간의 진동을 함께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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