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행자를 읽으며
실전 경험과 시행착오가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책을 읽고 머리를 좋게 만들어봤자 의미가 없다.
-역행자 中-
무언가를 빼곡히 계획하고 여러 가지 변수들을 생각하며 이젠 모든 것이 수월하게 잘 될 거야 한껏 기대를 품어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항상 몇 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중도포기를 했다.
사실 나는 시행착오를 겪는 게 두렵다. 내 환상이 와르르 무너지고 그때 겪는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가 두렵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시행착오를 덜 겪고 무언가를 이뤄내길 바라왔다.
그게 내가 지금까지 계획했던 수많은 일들이 실패로 돌아간 결정적 계기였던 것 같다.
물론 무언가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건 정말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 정도를 지나쳤다.
시행착오를 겪어내는 게 두려웠기에 완벽주의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패배주의가 심해져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도 줄어들었다.
요즘 들어 '지금처럼 살고 싶진 않다'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내 삶에 주도권이 나에게 없는 느낌이다. 조금 불편한 익숙함 속에서 하루를 낭비하는 느낌이 든다.
지금처럼 살면 10년 후엔 어떨까 생각해보면 인과관계가 너무나 확실해서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하루를 살고 있을 것 같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실행해보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른 길을 효율적으로 갈까라는 마음가짐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많이 돌아서 가더라도 결국 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효율을 따지다가 중간에 포기한 기억이 많다.
사실 시행착오를 감내하자는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걸 지금 하는 것. 그리고 무언가 문제가 생기면 그때 해결해보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히 해보는 것.
3개월 후에 나는 생각하는 방식부터 하루를 살아가는 태도가 달라지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글의 퀄리티보단 글을 쓴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글을 발행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