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곧추세우고 분석해 차이를 느끼는 순간은 오디오 마니아에게 있어서 일상이자 성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성취가 일종의 의무감이 되어 지치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몸의 긴장을 풀고 음악에 편안하게 몸을 맡기고 싶어지곤 하죠.
그럴 때는 거실에서 가볍게 혼술 한잔을 하며 음악을 곁들이거나, 침대에 누워 라디오 DJ의 수다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럴 때 쓰이는 오디오는 소리가 좋되 쓰기 편하고, 보기도 좋아야 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영디비가 오디오 리뷰를 들고 왔습니다. 그동안 귀를 떠나지 않았던 이어폰/헤드폰을 잠시 벗고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해보시죠. 독일의 올인원 오디오 브랜드 소노로가 내놓은 ‘프레스티지’ 리뷰를 시작합니다.
소노로는 독일의 오디오 브랜드입니다. 2006년 독일 쾰른에서 마르셀 팔러(Marcel Faller)에 의해 설립된 소노로는 오디오 메이커로서는 극히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했습니다.
소노로는 ‘German Audio & Desig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사용자 친화적인 오디오 시스템을 지향합니다. 이를 위해 하이엔드와 모바일 사이에 있는 올인원 오디오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있으며, 2006년 첫 제품 큐보(Cubo)를 통해서 이미 이런 철학을 입증했습니다.
프레스티지의 박스입니다. 풀사이즈급 올인원 오디오답게 박스도 크고 제법 묵직합니다. 짙은 회색과 흰색 조합이며 모델명과 모델 사진이 정면에 위치합니다. 아기자기하거나 세련된 맛은 없지만 상당히 깔끔하고 정직한 느낌의 패키지 디자인으로, 제품 자체의 디자인과도 맞닿아 있다는 느낌입니다.
박스를 열면 본체를 제외한 구성품이 담긴 박스와 매뉴얼, 리모컨이 보입니다. 구성품 박스를 열어보니 흰 장갑이 나옵니다. 제품을 꺼내는 행위가 일종의 의식이 되는 순간이네요. 제품 리뷰를 할 때 누리는 호사 중 하나입니다.
구성품은 매뉴얼, 전원 케이블, 와이파이/라디오 안테나, 리모컨, 장갑입니다.
구성품이 든 스티로폼 트레이를 꺼내니 드디어 본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로고가 박힌 포장재로 제품을 한 번 더 감쌌습니다.
장갑을 끼우고 제품을 꺼내는 의식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꺼내는 사람과 촬영하는 사람 모두를 숙연하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프레스티지는 올인원 오디오입니다. CD플레이어와 클래스D 앰프, 헤드폰 앰프, 스피커가 한데 묶였습니다. 기능을 살펴보면 CD 플레이어, 외부 입력, FM 라디오, DAB, 팟캐스트,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리뷰 모델은 월넛 무늬목 버전입니다. 최신 기능을 아낌없이 집어넣은 제품인데 외형은 상당히 간결하고 전통적인 모습입니다. 컬러 디스플레이와 헤어라인으로 처리된 보디 정면, 매끈하게 다듬어진 목재 상판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더 모던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피아노 소재 마감을 사용한 블랙/화이트/실버 버전을 고르는 것도 좋습니다.
전면 스피커는 동축 타입이며, 3인치 미드레인지 유닛 가운데 0.75인치 트위터가 자리 잡고 있는 형태입니다.
이번에는 전면의 디스플레이와 버튼을 살펴보겠습니다. 디스플레이 왼쪽에는 재생/일시정지, 멈춤, 되감기, 빨리 감기 버튼이 위치하며, 오른쪽에는 볼륨/선택 다이얼과 셋업, 메뉴, 돌아가기, 즐겨찾기 버튼이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헤드폰 잭, CD 슬롯, CD 꺼내기,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후면에는 각종 연결 포트와 전원 스위치가 있습니다. 하단의 포트는 왼쪽부터 RCA 아날로그 입력단자, 3.5mm AUX 아날로그 입력 단자, USB-A 단자, 광 디지털 입력단자, RCA 아날로그 출력단자, 이더넷 단자 순입니다. 와이파이 안테나와 라디오 안테나도 후면에 연결됩니다. 본격적인 오디오와 비등할 정도로 다양한 연결을 지원합니다.
바닥에는 저음 보강을 위한 4인치 서브 우퍼, 베이스 리플렉스 튜브가 있습니다. 촬영과 청음을 하는 동안에 묵직한 저음이 스튜디오를 꽉 채웠습니다.
디스플레이 메인 메뉴 아이콘을 통해 프레스티지의 기능을 볼 수 있습니다. FM라디오, DAB 라디오, 인터넷 라디오(팟캐스트), 스포티파이, 블루투스, 외부 입력, CD 재생 등이 가능합니다. 블루투스의 경우 aptX 코덱을 지원합니다.
우선 셋업 메뉴에서 언어를 영어로 선택한 후, 원하는 네트워크를 찾아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와이파이에 접속됩니다. 팟캐스트, 스포티파이 등의 인터넷 서비스 접속을 비교적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와 팟캐스트를 실행해보았습니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오디오에서 다이얼로 조작하려면 이질감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비교적 친숙한 UI로 원하는 채널 및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찾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UI가 클릭휠이 달려 있던 예전 아이팟 느낌도 나네요.
다만 스포티파이의 경우는 한국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우회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봤지만 안 되는군요. 올해 3월에 스포티파이가 드디어 한국 진출을 선언했죠. 빨리 서비스가 시작되면 좋겠네요.
스포티파이나 팟캐스트에 밀려서 이제는 올드 미디어로 불릴 법도 하지만, FM 라디오가 주는 매력은 여전합니다. 아직도 수많은 이들이 라디오를 듣고 있으며, 연예인들이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로 라디오 DJ를 꼽는 이유가 있지요. 프레스티지의 라디오 수신율은 매우 우수하며 채널 스캐닝 성능도 좋은 편입니다.
베이스와 트레블은 각각 24단계 조절이 가능합니다.
소노로 본사 사이트에서 가져온 사양입니다.
스피커의 최대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광(Optical) 입력단자를 사용했습니다. 메인 측정 장비는 APX-555이고 무향실에서 측정했습니다. 마이크는 제품에서 1m 거리에 두고 측정했습니다(기존 리뷰와의 데이터 비교를 위해 50cm 기준으로 레벨을 변환해 보여드립니다). 바닥 반사음을 고려해 30mm MDF 판 위에 제품을 놓고 측정했습니다.
샘플 한 개의 측정 데이터가 전체 제품 특성을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제품 정면 가운데를 포인트로 측정한 데이터입니다. 볼륨은 최대로 올린 상태입니다.
스피커 특성을 정확하게 살펴보기 위해 1kHz에서 94dB로 레벨을 맞췄습니다. 올인원 플레이어인데도 재생 대역폭이 엄청납니다. 40Hz까지 재생되다니!! 우선 저음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측정 데이터에서도 드러나지만 서브 우퍼와 베이스 리플렉스 튜브로 인한 저음의 재현감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존재감이 확실하고 선명하며, 매우 낮게 깔려 있습니다. 고음 대역에서도 트위터의 준수한 성능을 알 수 있습니다.
볼륨의 변화에 따른 밸런스 변화를 확인하는 항목입니다. 신호 볼륨을 -6dBFS 단위로 줄여 측정했습니다. 사람은 심리적인 특성상 작은 볼륨보다는 큰 볼륨에서 저음/고음을 잘 듣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라우드니스 커브입니다.
높은 볼륨에서는 200Hz 이상의 대역만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볼륨이 낮으면 저음 레벨도 어느 정도 올라갑니다. 평소에 듣는 레벨이라면 -30dB도 상당히 큰 볼륨입니다. 전체 대역이 85dB정도 되는 레벨이기 때문에 대체로 이런 평탄한 밸런스에서 음악을 감상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스피커의 지향성을 확인하는 항목입니다. 스피커 위치상 전면 지향성입니다.
94dB에서 측정한 THD 성능입니다. 800Hz 부터 준수한 성능을 보이며 1kHz 기준 0.26%입니다.
블루투스 스피커 측정을 위한 구성입니다. 광 입력 측정과 마찬기지로 메인 측정 장비는 APX-555이고 무향실에서 측정했습니다. APX-555에서 신호를 발생시켜 스피커로 보냅니다. 최대 볼륨 상태에서 신호를 재생하고 1m 거리를 띄운 마이크를 통해 블루투스의 재생 성능을 측정했습니다(기존 리뷰와의 데이터 비교를 위해 50cm 기준으로 레벨을 변환해 보여드립니다).
제품 정면 가운데를 포인트로 측정한 데이터입니다. 제품의 볼륨은 최대 상태입니다. 1kHz에서 94dB로 옵티컬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볼륨 최대 상태에서 1kHz기준 0.23%입니다. 마찬가지로 옵티컬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약 250ms 정도로 측정되었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과 달리 블루투스 스피커는 마이크와의 거리 때문에 더 느린 편이라는 걸 감안해도 좋은 수치입니다. 동영상 재생 때 싱크에 문제가 없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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