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있었으면 도서관 안 왔으리라
재택근무의 가장 큰 약점은 작업 공간과 휴식 공간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 오프가 확실하지 않고 업무 능률 역시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 잠깐 일하다가 갑자기 날아드는 연락에 하던 일이 중단되기 쉽다.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다른 일을 하다 보면 다시 감각을 찾기까지 또 한참의 워밍업을 다시 해야 한다.
땅콩 만한 내 집에 작업실이 가능할까. 그래도 그런 방 하나 있으면 글쓰기가 된다니 필요하지 않을까.
글을 쓰는 어떤 전업 작가는 집 안에 매일 출근하는 방을 만들었단다.
1.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근한다.
2. 하루 5-6시간 일한다. 중간에 티타임 30분 갖는다.
3. 업무와 관련된 일만 한다. 관련 없는 독서, 운동, 사적인 약속, 장보기, 빠래, 청소, 설거지 이런 것은 안 한다.
4. 일하기 전에 제대로 씻는다.
5. 퇴근 후 몸풀기 운동을 한다. (책상에 앉아 있으니 몸이 찌뿌둥할 듯.)
이렇게 하면 좋은 점은
1. 매일 쓰게 된다.
2. 마감일 전에 원고를 마무리할 수 있다.
3. 퇴근 후의 시간, 주말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4. 쉬는 동안에는 일 생각을 안 한다.
뭘 써야 할지 몰라도 매일 출근하는 방 책상에 앉아 글을 쓴다는 그녀.
부러워하지만 말고, 당장 만들어 버려? 좁은 집에 언감생심 내 공간은 아직 꿈꿀 수 없다. 그래서 핑계라면 핑계. 이 한 여름, 무더위에 그냥 나는 매일 출근하는 도서관이 좋다. 여기가 내 방이다. 다만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방이다. 계속 있고 싶어도 방역 시간 한 시간 동안은 퇴실이다. 강제 휴식시간이자 점심시간. 그래도 좋다. 문만 닫지 말고 계속 열린 방이 되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