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꿈과 마을의 꿈을 동시에 엮는 전략

by 조이스랑

개인의 꿈과 마을의 꿈을 동시에 엮는 전략

마을공동체도 챙기면서 민주시민의식을 키울 수는 없을까.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그리고 마을, 마을. 윤동주 시인이 마을에 온다면, 온 우주에 단 하나뿐인 나와 내가 사는 마을이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이 마을은 물리적이면서 심리적인 마을공동체다.

개인의 꿈과 마을의 꿈을 동시에 엮어내는 활동을 기획해보자. 1+1(한 개 사면 한 개는 덤), 2+2(두 개 사면 두 개가 덤), 10+1(열 개 사면 한 개는 덤), 이것은 비단 기업의 상품 판매 전략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마을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한 번은 자원봉사, 한 번은 유급 활동, 두 개는 마을공동체에 기부하고 두 개는 내가 갖는다. 10번 수업을 듣고 수료한 후 한 번은 마을공동체에서 봉사하기. 마을 주민을 단순 수혜자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또 무조건 헌신해야 하는 자원봉사자의 한계를 알았다. 자원봉사만 하다 지쳐 나가떨어지는 주민을 보았기 때문이다.

마을공동체 활동 초기에 주민을 잃지 않아야 한다. 마을의 활성화와 민주시민의 성장이 반드시 비례한다는 장담을 하기 어려웠다. 혜택 받기에 익숙해지면 헌신하기 더 어려울 수 있다. 공동체 활동 몇 년 하다가 인생이모작, 삼모작 하면서 자기 직업을 찾아 마을을 떠나면? 너무 늦을 수 있다. 민주시민으로서 소양교육을 마을 활성화 후 맨 끝부분에 배치해서는 곤란하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진행하는 별개의 과정이 아니다. 민주시민성을 높이기 위해 하나의 통합 프로그램으로 사용한 전략이 바로 1+1, 2+2, 10+1 전략이다. 마을도 좋고 주민 개인도 좋은 방식이다. 초심자라도 짧고 소소하게 기여하면서 개별 혜택을 누리는 방식이다.


선호하지 않는 활동과 선호하는 활동 엮기(1+1 전략)

엄밀하게 말하면 주민이 좋아하는 인기강좌에 마을공동체 의식교육을 끼워 넣은 방식이다. 기초교육이나 리더 교육, 간담회는 외면받기 쉽고, 목공이나 요리, 원예, 같은 취미 여가 프로그램은 주민들이 서로 참여하려고 경쟁하기 쉽다. 각각 따로 운영하지 않고 엮었다.


마을공동체 기초교육(마을공동체의 의미와 가치) + 인기강좌

마을공동체 리더 교육 + 인기 활동

마을 간담회 참석 + 인기 체험활동

주제에 맞춘 의무 활동(작품) + 개인 선호 활동(작품)

프랑스 자수, 수채화 미술, 캘리그래피(예쁜 손글씨), 손바느질, 버닝 아트 등의 강좌에서 활용 가능. 주제에 맞는 작품을 모아 전시회로 활용.

마을공동체에 맞는 곡 + 참가자가 선호하는 곡

바이올린, 우쿨렐레, 기타 등 개별 음악 강좌나 음악회, 송년회 프로그램에서 활용.

마을공동체 활동에 맞는 책 + 참가자가 선호하는 책

독서, 필사, 책갈피 만들기 등 책 관련 프로그램

마을공동체 활동에 맞는 사진(영상) + 참가자가 선호하는 사진(영상)

참가자 인기 강좌 + 봉사활동


15분 짬 특강(짬 참여활동) 후 주민 인기 강좌

세바시 강의처럼 15분간 강사의 주입식 마을공동체 주제 강의를 진행한다. 그 후 주민이 좋아하고, 선호하는 주제에 따른 활동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민주시민의식을 어떻게 키울까 고민하다 생각한 방법이다. 민주시민이라는 말 자체가 의식 있는 사람만 참여하고, 뭔가 지루한 시간이라는 선입견을 줄 수 있다. 짧고 굵게 배우고, 재밌게 참여할 수 있다.

이 방식으로 초기 아파트 마을공동체에서 마을의 시민정원사, 리더 특강 등을 진행했다. 의식교육을 후속 활동이 아닌 선제 활동으로 배치했다.

화초를 가져가거나 꽃꽂이 등 원예 관련 수업은 주민들이 선호하는 강좌이다. 만약 공유지에서 시민정원사 활동을 한다면, 10분 정도 짧은 시간 공유 공간의 잡초를 뽑는다. 그 후 개인이 가져가는 원예 소품을 만들거나 원예 활동을 하는 방식이다.

힐링 원예 수업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하자. 화분에 화초를 심는 활동이 주제 활동이더라도, 먼저 나에게 있는 아픔을 참가자들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그 후 필요한 원예 작업을 한다. 만약 자기 이야기를 별로 나누고 싶지 않은 분위기라면, 내 인생의 5대 사건 등 인생그래프 등의 워크 쉬트를 활용해 각자 작성하도록 독려한다. 지원자가 있다면 원하는 사람만 이야기를 나누도록 한다. 자발적 나눔에 동참한 사람에게는 작은 선물을 해도 좋다. 분위기가 확 바뀔 것이다.


1회 자원봉사(무급) 후 1회 유급 활동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활동에 적용한다. 가령 마을에 디자인 전문가가 있어 포스터, 팸플릿 제작 등 디자인을 돕는다면? 한 번 정도 자원봉사로 해줄 수 있는지 문의하고, 두 번째 활동에서는 시중과 비슷한 수준에서 활동비(강사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고정된 템플릿 같은 틀을 초기에 만들어 놓고 행사 때마다 편집하여 사용하는 것도 비용을 절약할 방법이다. 리플릿이나 포스터를 매번 제작, 의뢰하는 대신 기존 양식을 편집해 내용만 수정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때 봉사활동 인증을 원하는지 확인해 자원봉사센터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나 또한 매 행사 때마다 리플릿을 만들 돈이 없었다. 보조금이 있을 때 업체에 의뢰하거나 마을의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괜찮은 시안을 만들었다. 보조금 사업이 아닌, 주민이 원하는 활동을 갑작스럽게 진행할 때, 주민 자체 활동이더라도 리플릿만 살짝 편집하여 활용했다. 괜찮은 방식이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이다. 무한대의 자원봉사는 가능하지 않다. 자원봉사센터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해야 사람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내가 진행한 마을활동 초기에는 대부분 자원봉사 강사였고, 자신의 전문지식을 금전적 대가 없이 내놓았다. 음악회 총괄 진행 후 그만하겠다는 주민, 스포츠 강사로 10회를 무료 강의를 진행한 후 마을공동체를 떠난 주민, 마을 로고를 만들어 주고 활동을 중단한 주민, 마을 회의 참가비 전액을 기부한 후 더 이상 마을회의에 나타나지 않는 주민, 강사비 일부를 기부한 후 더 이상 강사 지원을 하지 않는 주민 사례를 보며, 마을공동체 때문에 사람들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무조건 자원봉사가 아닌 약간의 혜택이라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마을은 자원봉사센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1회 무료 특강 후 유료 강좌 개설(마을 주민강사 입장)

마을 주민이 전문적인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 조사 겸 특강을 여는 방식이다. 무료 특강을 제공하면 아무래도 수요조사, 만족도 조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민반응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강좌가 실제로 시작되면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강좌에 계속 참가할 경우 적절한 수강료, 강사의 총강의 수입 등을 조절할 수 있다.


1회 부모 특강 참여 후 자녀 강좌 참여 우선권

비인기 강좌에서는 별 효력이 없겠지만, 아이들 인기 강좌에서는 이만큼 확실하게 부모를 만날 수 있는 전략도 드물다. 부모가 먼저 특강에 참석해야 자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은 숲통 마을의 주요 전략이었다. 아이만 강좌에 보내 놓고 부모가 마을에 나 몰라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마을공동체는 어른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지속 가능하다. 유료든 무료든 아이들 위주의 프로그램만 진행하면, 마을의 어른을 만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알더라도 얼굴만 알 뿐 제대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처음 시도했던 것이 아빠들의 마을 간담회였다. 간담회에 참석하는 가정에게는 토마토 체험 농장에서 가서 토마토를 직접 따고, 아빠들이 파스타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그램 이름은 파파스타, 아빠랑 아이가 같이 파스타를 만드는 체험학습였다. 요리 특성상 많은 인원이 참가하기 힘들다. 아빠들 평생학습 간담회를 마을 차원에서 처음으로 진행하고, 파스타를 만들었는데 첫 시작으로 좋은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아빠 간담회에 참석한 분들은 돌아가면서 차기 파파스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일일 자원봉사 강사로 진행했는데, 아빠가 진행하고 싶은 활동을 골라 마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방식이었다. 파파스쿨 프로그램은 아빠와 아이가 참여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였다. 그렇게 진행한 게 밤에 장지리로 잔딧불 보러 가기, 차량 안전교육 참가 후 물대포 쏘기, 고무줄총 만들기, 팽이놀이, 빛으로 조명 놀이하기 등 아빠들의 직업과 추억을 활용한 놀이였다. 아빠가 못 오는데 엄마가 아이와 참여하면 안 되겠냐고 할 때면, 아이를 책임지고 돌봐줄 마을 아빠가 있는지 확인하고 참석하게 했다.

아이들 연극 특강을 10회 진행하기 위해, 엄마들을 먼저 만났다.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강의가 진행될지, 마을의 연극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서로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해서라도 엄마들이 한 번이라도 더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어서였다. 부모를 위한 연극 특강은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맛보기 연극 치료와 비슷했다. 강사가 워낙 노련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도록 만들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 이후 아이들을 위한 연극 치료 수업을 열었고, 엄마들을 위한 연극 치료도 10회기 진행할 만큼 호응이 좋았다.


2+2 전략(수강생, 참여자 기준)

2+2 전략은 수강생 기준, 참여자 기준의 방법이다. 한 달 강좌는 대부분 주 1회 월 4회 기준으로 열린다. 2회는 나눔 활동(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으로, 2회는 개인 선호 주제로 진행한다. 이때 수강료나 재료비는 마을공동체 보조금에서 100% 지원한다.

이 방법으로 진행한 활동이 바로 [화성의 미스터 션샤인] 프로젝트였다. 프랑스 자수팀은 프로젝트 취지에 맞는 화성의 독립운동에 관한 자수를 놓아 개인당 두 작품을 완성해 제출했다. 그 후 자신이 원하는 자수를 놓아 작품을 완성, 개인 소유로 가져갔다. 참여자가 공동을 위해 뭔가 기여한 후 개별적으로 혜택을 취하는 방식이다. 캘리그래피팀, 손바느질팀 각각 일부 작품을 기여하고, 개별적으로 원하는 손글씨 작품을 만들고 소품을 만들었다. 여러 팀의 작품을 모아 [화성의 미스터 션샤인]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해나갈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오래 기억할 마을학습 프로그램이자 민주시민교육활동이었다. 다수의 시민이 선호하는 문화예술을 접목하여 민주시민의식을 키울 수 있는 통합 프로그램의 사례였다. 일상 속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취미여가 프로그램으로서, 시민의 참여를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제는 화성의 잊혀진 많은 독립운동가였다. 이들을 생활 소품에 되새기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이 강사와 논의하고, 모든 콘셉트를 정했다. 예쁜 손글씨를 주 프로그램으로 수채화 미술, 어린이 미술, 프랑스 자수, 손바느질, 버닝, 냅킨아트, 대중음악, 클래식 음악을 접목하여 전시회를 다양한 형태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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