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먼저 읽는 연습
요즘 나는 디지털 학습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매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익히는 중이다. N잡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니 창업센터도 기웃거리는 중이다. 내 주변 지인들은 주로 장사를 선택한다. 투자하고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잇템(it item)을 지인들은 찾아가는 것 같다. 부동산은 기본인 듯싶다. 요식업이나 판매에는 재주도 없고 재능도 없다고 생각하는 나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요식업 세계도 누구나 다 아는 부동산 투자나 주린이의 세계도 신기할 뿐이다. 아주 오랫동안 마을공동체 활동과 자원봉사 영역에 있었기 때문에 이윤을 창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이제 자원봉사 세계에서 나오기로 마음먹었으니 뭐라도 일단 부딪쳐보기로 했다. 그래서 계속 강의를 듣는 중이다. 돈 버는 일에는 관심 없고 봉사와 강의만 듣고 있는 나는 내 지인들에게 이상하게 사는 사람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최근에도 "그런데, 돈은 벌어?" 이런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자원봉사 영역을 떠나 내가 뭘 원하는지 충분히 탐색해야 한다.
미디어는 내가 관심 있는 영역 중 하나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도 좋고, 가상현실의 디지털 미디어도 좋다.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몇 달 되지 않았다. 미디어 리터러시, 미디어 지도자, 메타버스, 가상현실, 증강현실, 3D, OBS 시스템, 라이브 방송하기, 영상편집 등 어떤 수업은 30시간을 어떤 수업은 2시간을 들었다. 미디어 세계에서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나 실감하는 중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어떤 이는 미디어를 읽어내는 힘, 미디어의 속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서 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하는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똑같은 용어인데 어떤 이는 미디어를 직접 만들 수 있어야 해서 제작할 수 있는 자만이 리터러시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신문이나 방송 같은 전통 미디어만 읽을 수 있다고 해서 리터러시를 가진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제작자 입장은 다른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 영상 하나도 만들 수 없다면 그야말로 디지털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다행히 나는 최근 이 두 가지를 모두 배웠다. 디지털 미디어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내 삶을 찾아가기 위해 제작도 필요하고 읽어내는 힘도 필요하다. 결국 삶이란 무엇일까 곰곰이 철학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세를 따라간다고 해서 내 삶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내가 인생에서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를 활용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삶을 어떻게 완성해나가고 싶은지 결정해야 한다. 지나치게 언론에 집중하면 언론 자체가 소음이 될 수 있다. 불필요한 문장을 빼고 가장 깔끔하게 최선의 문장을 쓰라는 말도 이제는 이해가 된다. 많은 문장이 있다고 좋은 글이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핵심을 가릴 수 있다. 이처럼 나도 전통 미디어 세계와 디지털 미디어 세계의 홍수 속에서 무작정 방향 없이 관심만 갖고서는 곤란하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야 한다.
삶의 군더더기를 빼고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기 위해서는 미디어 세계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나를 먼저 읽어 내야 디지털 리터러시도 가능하다. 일단 읽어내야 만들어갈 수 있다. 삶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실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뒤돌아보지 않으련다. 디지털 미디어에 도전하는 것처럼 삶에 도전한다. 그 어떤 것이 내 앞에 있을지라도 당당하게 맞서고 싶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