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독서 동아리

by 조이스랑

동네에서 독서 동아리를 하자고 마을 엄마들을 졸랐지만, 아무도 반응이 없었다. 책을 공짜로 받는 건 좋지만, 강의를 듣는 게 싫다고 했다. 강사까지 초청해서 듣는 건 더더욱 싫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글쓰는 동아리, 이만저만한 일로 다 떨어져 나가고 네 명 밖에 남지 않은 동아리에 두 명을 충원했다. 모든 지원사업의 최소 인원은 다섯 명. 사정상 한 명이라도 결석할 일이 생기면 출석 부담때문에 눈치를 보기 쉬운 턱걸이 인원. 만약을 대비해 최소 여섯명으로 가기로 했다. 뒤늦게 독서 동아리 지원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선정되지 않았다. 괜한 삽질을 했나, 대표자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접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세상에나 사업을 포기한 동아리가 있었나보다. 대기였던 우리 동아리 선정 소식을 들었다. 야호!


부랴부랴 지원사업으로 확정되기 위한 절차를 밟았다. 독서동아리의 설계, 도서 선택, 토론 방식, 낭독 및 활동 구성법까지 실제 사례와 실습 중심인 강좌를 후다닥 폭풍 속도로 수강했다. 강좌에 첨부된 추천 도서 목록에 호기심이 일었다. 읽어본 책도 있지만, 읽지 못한 책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건......왜? 왜?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너무 많다.

책은 1차, 2차로 나눠 배송되는데, 이것 역시 동아리 지속성을 위한 사업전략 같았다. 책만 받고 먹튀할 팀은 없어보이지만... 만에 하나.... 어쨌든 동아리 회원들 독서 목록을 훑어보는 것 역시 흥미로웠다. 인생 책일 수도 있다. 그야말로 현재의 관심사를 대변할 듯 하다. 관촌수필. 흠. 나는 이 책을 아직 읽지 못했다. 소설 수업 추천 도서였고 최근 알릴레오에서도 소개된 바 있어 읽어봐야겠다고 했지만.... 어쨌든 누군가는 이 책을 꼽았다.


나는 모두 생소한 책을 골랐다. 처음엔 아고타 크리스토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존 가드너 창작 입문서 <장편소설가 되기> 등을 골랐지만, 아무리 인생책이라도 이미 몇 번씩 읽은 책이라 다시 안 읽을 수도 있겠다 싶어, 막판에 목록을 교체했다.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을 선택했는데, 단편소설을 묶어놓은 소설집 교보문고 마케팅 문구에 낚였다. 오가와 요코. 처음 들어본 사람이지만, 아고타 크리스토프처럼 문장을 쉽게 쓴다는 말에 모험을 걸었다. 문장이 쉽지만 잘 쓰는 작가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일인 지원금액이 6만 6천 원 언저리이기 때문에 단가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 요즘 책값이 많이 비싸졌다. 이미 고른 세 권의 신간이 모두 만 칠천 원을 넘겼다. 순전히 차액에 맞춰서 <세상 끝 아케이드>를 골랐다. 어떤 스타일의 작가일까. 도서관에 간 김에 그녀의 책을 찾았다. <첫 문장이 찾아오는 순간>, 읽고 쓰기에 대한 강연 모음집이 있었다. 그동안 내가 들었던 작법에 관한 이야기를 모두 뒤집는 흥미로운 작가였다. 주제를 선정하지 않고 쓰면서 찾아간다니, 파격이다 파격. 글을 쓰는 것이 죽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라니. 어째 으스스하다.

그간 주제는 선명하게, 처음부터 구성을 완전하게 꽉 짜놓고 시작하라는 말만 들었는데, 형식의 틀에서 이제 좀 자유로워지려나.... 결국 자기 스타일대로 가는 거다.


동아리 회원들이 꼽은 작법서 역시 눈에 띈다. 마음이론과 그림책, 형식과 영향력, 문장강화, 합리적인 미스터리를 쓰는 법? 모두 우리의 관심사다. 누군가는 그림책을 쓰고 싶은 걸까. 누군가는 탄탄한


<대통령의 글쓰기>는 우리 집에 있는데..... 알았다면 줄 수도 있었는데..... <잘못 걸려온 전화>는 어젯밤 읽고 반납한 책이며, <청춘의 독서>는 예약 걸어둔 도서관에서 막 빌려온 책이다.

이미 알고 있는 작가 사무엘 베게트, 누군가는 이 작가에 꽂혀 있다. 모파상. 목걸이의 반전 이야기가 떠오른다. 누가 신청했는지 알 것 같다. 유일하게 두 권 중복된 책, 청춘의 독서. 나도 할까 말까 고민했던 책이다.
7월 독서 모임 시간이 기다려진다. 우리들의 합평시간. 똑같은 책이 아닌 입맛대로 고른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 상상하는 것도 즐거운, 뜨겁고도 시원한 여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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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서동아리 운영방법 및 발제 실습

https://www.gseek.kr/user/course/online/view?s_sbjct_sn=50952&s_sbjct_cycl_sn=1

2) 요즘의 책 읽기 - 함께, 깊게 읽는 독서 모임 만드는 법

https://www.gseek.kr/user/course/online/view?s_sbjct_sn=51753&s_sbjct_cycl_sn=1

3. 지원사업 안내

https://readinggroup.or.kr/pages/?p=20&m=read&b=B_1_8&bn=1385&nPage=1&mPage=1&con_f=ALL&con_s=&total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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