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조심하면, 부자 된다
“내가 하는 쇼핑은 쇼핑도 아냐! 다른 얘들은 얼마나 많이 사는데!”
솔직히 내가 보면, 넌 대부분의 관심사가 쇼핑인 것 같아. 시험 기간에도 굿즈 사고파는데 정신없는 걸 보면 딱 그래.
쇼핑몰 운영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렴. 빈 말이 아니야. 왜 네가 쇼핑에 빠지는지 그걸 잘 파악하면, 쇼핑몰 운영 팁을 얻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너는 디자인 감각이 꽤 있으니까. 나는 아무리 공부해도 안 되는 감각이잖니. 나 같은 사람을 도와주는 쇼핑몰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다만 나처럼 돈 없는 사람이 아닌, 돈은 조금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렴. 감각도 없는데, 관심까지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면 딱 망하기 쉬워. 네가 쇼핑몰을 운영해도 엄마는 '아름다운 가게'로 갈 가능성이 높다.
타깃 마케팅을 하되 정확히 쇼핑에 돈을 지불할 사람을 대상으로 하렴. 네가 그렇게 사들이는 굿즈 말이야. 왜 사는지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봐. 굿즈가 너를 끌어당기는 이유 말이야. 네가 특정 연예인을 그렇게 좋아하는 이유를. 거기 어딘가에 네 맘의 허전함을 달래주는 뭔가가 있을 거야.
그러니 쇼핑을 조심하되, 잘 파악하려고 애써라. 네가 어떤 상품을 검색하면 소셜미디어에서는 너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설정해놓고 구매하라고 유혹하지. 알고리즘 때문이야. 상품 검색이 아님에도 검색창에 광고로 상품이 따라다니도록 설정되어있지. 마케팅 전략에 처음엔 놀랐는데, 나중엔 집요하게 따라다니니 짜증 나더라. 내 집중을 자꾸 흐트러뜨리니 화가 날 때도 있다. 아무런 광고 없는 인터넷은 가능하지 않은 걸까. 유튜브에서도 광고 없는 긴 강의를 듣기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계속 회원제 서비스가 늘어나는 건지도 몰라.
자본주의는 알쏭달쏭이다. 소비를 줄이고 지구 환경을 생각하라더니 왜 또 물건을 그렇게 많이 사라고 아우성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모든 일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하니 부자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부자는 소비보다는 투자를 한다.
개소리 선문선답
Q. 쇼핑에서 잘 살아남으려면?
A. 인플루언서를 주의해라.
지금 당장 안 사면 후회할 것 같은 멘트에 속지 마라. 그건 함정이야. 쇼핑으로 잠깐 스트레스를 날리게 되면 쇼핑으로 쌓인 물건을 다 치우기까지 끝없이 정리 정돈의 스트레스받을 거다. 네가 왕창 사들이고 결국 나에게 버린 그 많은 옷들을 생각해보렴. 사람들이 물건 팔려고 인터넷에 깔아놓은 함정들을 차근차근 한 번 살펴봐라. 온통 거미줄처럼 촘촘히 빠져나가지 못하게 그물을 쳐놓았잖니. 오죽하면 인터넷이겠냐만. 이 줄에 걸리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
쇼핑의 세계에서 인플루언서란 물건을 사게 하려고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야. 결국 그 사람이 팔려고 하는 게 뭔지 따져 봐라. 조금만 정신 차리면 그 사람들 속이 다 보일 거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네 시간을 몽땅 가져갈 뿐만 아니라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생각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어. 네가 인생에서 집중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까맣게 잊게 만들 거야. 지름신이니 뭐니 운운하면서, 두고두고 쟁여둬야 한다는 둥 그런 말에 귀 기울이면 결국 쓰레기가 될 물건까지 사게 된다.
하지만, 너무너무 우울해서 죽을 것 같다면 우는 대신 쇼핑에 쏴도 된다. 그때는 혼자 쏘지 말고 친구랑 같이 햇빛이 내리쬐는 거리를 싸돌아다니면서 쏴라. 나중에 변심할 때를 대비해서 모바일이든 종이 영수증이든 꼭 챙겨라. 온라인에서 쏠 때는 꼭 무통장 입금으로 쏴라. 그리고 며칠이 지나도 입금하지 말고 기다려라. 입금 기한이 지나 자동 구매 취소된 후 네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다시 온라인으로 쏴라. 이번에도 역시 무조건 무통장 입금이다. 이렇게 3번을 해봐라. 삼세판이라고 들어봤니? 이런 번거로운 절차로서 쇼핑에 대한 네 마음을 확인하는 것도 살아남는 길이다.
*사춘기 딸에게 갱년기 엄마가 쓴 글, [엄마의 개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