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좋아요, 50만 넘으면.

50대 부부, 이제부터 싱글 추천!!!

by 빨간머리 푸

요즘 잘 때마다 허리가 아프다. 침대 탓인 것 같았다.


뭔가 도움이 될까 싶어 유튜브를 뒤적이다

‘척추에 좋은 매트리스’라는 썸네일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손가락이 클릭!


영상 속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싱글 매트리스는 50만원이 넘으면 다 괜찮습니다. 그 정도면 쓸만해요.”


이 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좋아! 다음에 매트리스 살 땐 50만 원 넘는 걸로 고르면 되겠어 좋은데!’


앞으론 이걸 기준으로 삼자고 마음먹었다.


나는 원래 물건 하나 살 때도 고민이 많다.

이리저리 보고, 검색하고 또 검색.

가격은? 성능은? 손해 보는 건 아닐까? 쿠폰은 없나?


그런 생각들로 시간에 정성까지.

물건값이 저렴할수록 내 시간과 노력이 그 사이를 채운다.


그래서 이런 명확한 기준은 나에게 아주 유용하다.


우리 집은 싱글 침대 두 개를 붙여서 쓰고 있다.

이 팁이면 다음 매트리스 교체가 좀 수월하다는 걸

남편에게 빨리 알려주고 싶었다.


까먹을까 봐 속으로 ‘싱글 50’을 주문처럼 몇 번 되뇌었다.


그리고 한 시간 뒤, 운동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에게

오늘 당장 살 건 아니지만 잊기전에 얼른 말하고 싶었다.


“여보, 50 넘으면 싱글이 좋데.”


남편이 갑자기 당황한 얼굴로 되물었다.

“어? 뭐라고?”


나는 짜증 섞인 투로 다시 말했다.

“아니, 50 넘으면 싱글 괜찮다고.”


남편은 멈칫했다. 어리둥절한 얼굴.

그리고 3초쯤 지나서... 충격적인 한마디.


“그럼... 우리 이제 각자 살아야 해?

헤어지자는 거야?”


순간 나는 당황.

‘어? 뭐지? 왜 갑자기 이별이야?’


내 말을 못 알아듣는 남편이 답답해서 조금 더 큰소리로

“내가 말했잖아, 50 넘으면 싱글이 좋다고!”

다시 말하면서 난 눈치챘다.


아— 내가 '싱글 매트리스'에서 매트리스를 빼먹었구나!


입꼬리가 실룩, 웃음이 삐죽삐죽 새어나왔다.

말도 안 하고 혼자 깔깔 웃었다.


남편은 여전히 멀뚱멀뚱.

눈물까지 찔끔 난 나는 웃으며 말했다.


“여보~ 아니야! 매트리스!

‘싱글 매트리스’ 얘기야. 우리가 나중에 바꿀 거잖아.

그때 50만 원 넘으면 뭐든 괜찮다고 어떤 의사 선생님이 말했어.

좋은 꿀팁이라서 잊기 전에 말한 거야!”


나는 성격이 급하고 잘 잊는다.

그래서 무슨 생각이 떠오르면 버스 자리 맡듯

중요한 단어만 툭툭 던져놓고 본다.


그래서 남편은 종종 말한다.

“제발, 처음부터 끝까지 말해줘.

가운데만 말하지 말고!!!”


오늘도 남편은 잠깐 당황했지만,

결국 설명을 듣고 나서, 우리 둘 다 한참 웃었다.


...그런데 문득

남편의 속마음은...

혹시 진짜 혼자 살고 싶은 건 아니었을까?!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싱글 매트리스’로 시작된 뜻밖의 대화 덕분에

더 기분 좋은 날이었다.




안녕하세요 빨간머리 푸입니다.


어느 날 문득 생각했습니다.


재미있는 일 좋은 일은

맑은 날 먼지처럼 가볍게 날아가고,


속상한 일 슬픈 일은

비 맞은 먼지처럼 진하게 자욱이 남는 게

아쉬워 기록을 시작한 올해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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