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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적 Aug 04. 2023

(월세) 임대료 상승률 세계 1위

하늘로 뻗어 올라가던 집값이 미치는 영향

집을 찾는 사람 중에는 일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메일로 문의를 해오기도 한다.

입국일 : 9월 말
예산: JPY 20만 (SGD $1880, 한화 183만 원- 2023년 8월 환율기준)
비고 : 얼마 전에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였습니다. 폐사 대표(싱가포르 지점 법인장)가 머물 숙소를 찾고 있습니다. 오챠드부근에 방 1-2개면 충분하니 대상 매물이 있으면 몇 가지 선정해서 아래 이메일(비서@XXXX회사)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월세 183만 원. 한국이나 일본에서라면 꽤 좋은 곳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 특히나 오챠드지역(한국으로 치면 청담동정도..?)이라면 못해도 $3500(한화 340만 원)에서 $7800(한화 759만 원)까지도 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법인장이니 룸셰어로 지낸다 하기는 힘들 테고.. 홀랜트를 해야 할 테니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이게 실화냐고? 오브코올스!




2022년 싱가포르 현지 신문에 2021년에는 집값이 10% 이상 올랐다는 기사가 났었다. 정부발표로는 조심스레 10% 이상이었지만 (매일 집을 질리도록 봐야 하는 입장에서) 실제 체감률은 20-30% 정도였고 이때부터 집값은 말 그대로 미친 듯이 폭주하기 시작했더랬다.

코로나 이전에는 '어느 지역 방 2개면 얼마정도하죠?'라고 물으면 평균 얼마입니다라고 바로 대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당시에는 그 자리에서 광고를 확인한 나도 믿기지가 않아 '이게.. 그러니까... 얼마라는데요?!!!!! (미쳤나 봐!!)' 하는 식이었다. 현업종사자조차 따라잡기 힘들었던 LTE급 집값상승에 인식하고 있던 월세가격의 기준은 깔끔하게 리셋되었다. 당시에 중개인들끼리 삼삼오오 모 이 면 가장 핫하게 등장하는'그 얘기 들었어?'는 XX콘도 방 XX개가 얼마로 불과 XX만에(10분, 30분 등 분단위, 광고 게재 후로부터 시간) 계약됐다였고 반응은 한결같이 '미쳤구나, 미쳤네'였다.

2022년1월31일 한국경제 기사 발췌

작년 싱가포르 집값 106 상승 11년 만에 최고 | 한국경제 TV (wowtv.co.kr)



그로부터 1년 후인 2023년. 신문기사에는 월세두배로 '껑충'이라고 나와있으나 이 역시 2022년부터 이미 2 배이상 올랐던 얘기였고 기존에 살고 있던 세입자들도 계약연장(갱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과반수이상이었다.

2023년 4월 16일자 YTN 기사 발췌
최근 싱가포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한인 동포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진경 / 싱가포르 : 저는 이번 달이 집 계약이 만료여서 올해 초부터 외곽 쪽에 있는 스튜디오(원룸)나 원 베드룸을 알아봤는데요. 예전에 2천 싱가포르 달러이던 곳이 지금은 3천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298만 원)까지 올라서 집을 구하는 데 쉽지 않았어요.]
지난해(2022) 4분기 싱가포르 주택 임대료는 전년보다 28% 올랐습니다.
뉴욕(19%)과 런던(18%), 도쿄(8%)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를 제치고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지역이나 주택 상태에 따라 임대료가 최대 두 배까지 올랐을 만큼 값은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습니다.
[멜빈 림 / 부동산 중개업 : 싱가포르 리버밸리 지역의 경우 방 4개짜리 집은 8천 싱가포르 달러(약 795만 원) 정도면 구할 수 있었는데, 현재 8천 달러로는 방 2개짜리 집을 구할 예산밖에 안 됩니다. 8천 달러이던 집은 지금 13,000 싱가포르 달러(약 1,291만 원)로 올랐습니다.]

[국제] 월세 두 배로 '껑충'... 싱가포르 임대료 폭등에 동포들 고충 | YTN



2022년 3월 기준, 집값이 폭등하던 이유(배경)


1. 입국제한 풀리고 2021년 10월 이후 외국인 노동자(주재원 등) 입국허가

  : 그전부터 싱가포르에 들어오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주재원 포함해서 10월 이후 대거 유입되었고 코로나이전

   대비 수가 줄었다고는 하나 입국하는 외국인 증가로 인해 치열한 쟁탈전 발생


2. 일부지역의 재건축(I.e. Marine Parade, Holland Village 지역등), 인력난으로 인해 새매물 완공지연

   등으로 인한 매물부족

  : 기존에 있던 건물 재건축으로 인해 잠정적으로 살 곳을 옮겨야 하는 기존 세입자는 싱가포르 전역

   으로 흩어지고, 정작 제때에 진행되어야 할 건물은 공사인력(대개는 말레이시아, 중국(본토), 캄보디아 등)

   의 출입제한으로 인해 예정대로 완공되지 못했으니 입주가능 매물이 현저히 줄었던 상황


3. 재택근무증가로 인해 보다 넓은 곳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늘어남 (내부이동)

  : 재택근무가 가능한 업종일 경우 대부분이 재택으로 전환이 되어 온라인미팅 등을 위한 공간이 절실해지면

   서 기존 희망하던 조건+방 1개 추가 혹은 베란다(락다운 이후 더욱 심화)가 있는 매물을 선호해 이동하는 사람

   이 늘어남


4. 싱가포리언/싱가폴인의 귀국비율증가

   :홍콩의 중국반환문제나 코로나 이후 서양(유럽 등 포함)에 체류하던 싱가포르 집주인들은 차별등에 의한

   변의 위협을 느껴 모국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늘어났었다. 대개는 방 3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집주인들이

   많은 관계로 임대해서 살고 있던 외국인 세입자는 새로 집을 찾아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


 5. 다른 나라로의 이동(전출) 불투명성으로 인해 계약연장

   : 싱가포르에서 다른 나라(특히 주변국가-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포함)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동해야 하는 나라에서 비자 혹은 입국승인이 안 떨어질 경우, 허가받은 후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계약을

최소 1주일에서 1년까지 연장해야 하는 경우 발생



집값폭등으로 인해 이전과 달라진 것들


1. 중개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혹은 중개인 없이 직접 계약해야 한다

  이전에는 대략 월세 $5000 정도면 집주인이 중개수수료를 내고, 집주인 쪽과 세입자 쪽 중개인이

  반반씩 수수료를 나눠가졌다면 요즘은 월세가 $9000이 넘어도 "오너중개인은 오너에게, 세입자 중개인은

  세입자에게"가 당연하다는 듯 '이 집 볼 수 있어?'를 물어보면 바로 '수수료는 세입자한테 받을 거지?'가

  대답이 되었다. 중개인이 무료봉사 해줄 리 만무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부담하거나 중개인없

  이 셀프로 계약을 해야 한다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 없는 현실이 되었다.

   No money, No service - 서비스품질은 내는 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철저한 자본주의의 원리에 따라 수수

  료를 집주인에게 받는 중개인이 집주인을 최우선시할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


2. 네고를 위한 요구가 어려워졌다 (No Nego 가 일반화?!- 미친 거야 뭬야)

 입주 전에 가구, 입주일, 가격등 일부네고가 가능했다면 요즘은 쉽지 않은 얘기

 이쪽에서 오퍼 한다고 해도 이미 저쪽 협상테이블에는 후보가 3개쯤 올라와있고 누가 먼저 입주할 수 있는지,

 누가 월세 더 많이 내는지 누가 중개수수료 내는지 등등 조건에 따라 네고 ㄴ자도 못 꺼내보고 "너 아웃"이

 일쑤였다. 그나마 2023년 현재는 조금 나아졌다고는 해도 이것저것 요구하는 게 많으면 '(귀챦으니까) 아웃'

 도 여전히 많고, 경쟁자 대비 우세한 조건이거나 빠른 시일 내에 정하지 않으면 매물을 놓치기가 쉽다.



3. 오퍼의 경매화

 예를 들어 $5000으로 광고가 나와있는 집을 A그룹이 보고 오퍼를 내고

 10분 후에 뷰잉 하러 도착한 B그룹이 오퍼가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5200으로 제안.

 집주인이 고민을 하고 있을 때쯤 세 번째로 보러 온 C그룹이 "그럼 $5500 이 자리에서 낼께"로

 바로 정해지는 경매(?) 상태가 빈번히 발생했었다. 집주인 측 중개인들은 "지금 내가 낸 매물 하나 남았으니

 원래는 $5200에 광고 냈었지만 (미친척하고)$6000으로 내볼까...?" 해서 광고매매가를 바꾼다 한들 집이

 없으니 득달같이 달려든 희망자들 덕에 집값은 맥락 없이 산으로 가고..$6200 정도에 계약되는 것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기존 광고거래가 $5000에서 무려 $1200이 순식간에 오른 것이다!! 이런..%^&$$*@)

집을 보러 간 저녁에 '저 아까 그 집으로 하려고요. 오퍼진행해 주세요'해도 '아.. 바로 뒤에 보고 간 사람이 이미 돈다 냈는데'같은 경우도 정말 많았고 여전히 가끔 발생하는 상황이다. 몇 번 다른 사람에게 뺏겼다한들

(마음의 상처는 입을 수 있으나;;) 종종 발생하는 일이니 너무 상심하지 않길 바란다. 다행인 건 최근에는 경매 상황은 줄었으나 언제나 그렇듯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기억할 것


4. 집주인에 의한 중도해약 / 계약 연장 불가 발생

 유럽에 살던 집주인 아들이 싱가포르에 돌아오기로 해서 계약연장 못하고 나가셔야 합니다.. 라거나, 우리가 직접 살려고 집을 샀어요 라며 새집주인이 연장불가를 통보해 오니 생각지도 못하게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은 늘어났다. 반면 집값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에 살던 곳보다 (외곽으로)머얼리, (살짝 혹은 많이) 좁거나 낡은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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