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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적 Oct 12. 2023

계약, 서류진행할 때 알아야 할 것들

계약진행 시의 서류 그리고 지급에 대하여

 며칠 전 집주인과 손님(세입자)이 직접 만나 현장에서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한국에서는 딱히 이상한 게 아닐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 흔치 않은 일로 싱가포르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임대/임차인간에 물리적으로 만나서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계약하고 방 뺄 때까지 모든 연락은 대개 중개인을 통해서 주고받기에 집주인과 세입자 서로의 연락처는 물론이요,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주인을 안다 한들 서로의 공용어/국적이 달라 의사소통이 어렵기도 하고, 집주인이 싱가포르에 체류하지 않거나, 체류하더라도 각자의 중개인에게 일임하는 등 만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따라서 모르는 사람끼리 합의한 사항을 기재한 공용어의 문서(계약서)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당연한 일이 싱가포르에서도 '상식'으로 통할 수 있을까?

상식常識 (명사)  :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일반적 견문과 함께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따위가 포함된다. (표준국어대사전 발췌)

상식(常識 / Common Sense)은 특정 사회에 속한 구성원이 반복적으로 문화와 지식을 습득하면 이를 기본 교양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개념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정상적인 사람들이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일반적인 지식 ·이해력 · 판단력 · 사리분별 능력을 통칭하는 용례로 흔히들 사용되는데 엄밀히 따지면 정상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먼저 정해야 되기 때문에 절대적인 관점이라고 볼 수 없다. 근래에는 개념이 이와 유사한 의미로 통용되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그냥 알고 있는 것들, 알고 있어야 할 개념들이다. (나무위키 발췌)






1. 계약서는 E-Copy (디지털서명)도 유효하다


이 부분은 Covid19 이후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코로나 이전에 계약서 원본을 출력해서 사인한 것을 보관하는 게 당연했다면, 최근에는 디지털서명한 계약서만 주고받는 경우도 많다. 물론, 디지털문서가 불안하다면 원본(Wet-ink/ Hard copy/Original Copy)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집주인이 해외에 있는 경우 원본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할 것. 스위스에 사는 집주인에게 계약서 사인하러 싱가포르에 오라고는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원본에 사인을 희망할 경우 반드시 2부 출력할 것. 계약서는 계약자 간에 동등하게 가져야 하는 서류이다. 본인 것만 출력하고 집주인은 사본을 줄 수는 없는 일.

간혹 매우 아날로그타입을 선호해서 원본에 사인하고 Fax로 보내도 되냐고 하는 손님도 간혹 있으나, FAX는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많으니 차라리 디지털 서명한 Soft Copy를 이메일로 보낼 것



2. 계약서에 지장을 찍지 않는다


한국에서 도장이 없으면 지장을 찍었던 기억이 있어 언급하는 부분이기는 하나 싱가포르 임대계약서에 지장을 찍는 일은 없다. 개인 계약일 경우 계약자 본인의 서명(Sign)이, 회사계약일 경우 승인자의 서명 및 회사인(도장)의 날인 이 필요하다. 회사계약이어도 세입자가 서명하는 직책이라면 본인의 서명을 해도 무방하다.

회사계약인 것이 중요하지 어느 회사 아무개가 사인하는지 집주인은 상관하지 않는다.



3. 계약서 서명 후에 계약 내용/조항 변경은 불가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서술된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하겠다'는 의사표명이 서명이다. 사인 다 끝나고 입주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지금 보니 일부 내용을 수정하고 싶다 등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개정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계약자가 서명하기 전에 수정을 요청할 것. 



4. 계약서 서명과 동시에 입금이 되어야 한다.


벌써 수년 전의 일이긴 하나 아직도 기억에 남는 손님이 한 명 있다. 계약서 서명과 동시에 보증금과 선입금(월세)을 입금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미친 듯이 화를 내면서 서류 사인도 확인 못했는데 돈을 먼저주는 경우가 세상에 어디 있냐고 전화에 대고 소리소리 지르던 손님이었다. 본인도 매일 계약서를 쓰고 거래를 하는 일을 하지만 여태까지 그런 경우는 없다면서 면전에 대놓고 사기 치는 거 아니냐는 등 막무가내였다. 같은 회사 다니는 사람들 즉 그의 동료, 상사들의 임대계약을 수십 건 이상 똑같이 진행해 왔고, 보증금 입금은 우리가 아닌 집주인에게 직접 하는 것이다 등등 납득시키느라 진땀 꽤나 뺐었더랬다. 내가 본건 한참 후긴했지만 그분 와이프가 '우리 남편이 매일 계약서 쓰고 하는 직업이고 이건 아니라는데 더 이상 중개인을 믿을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라며 남긴 카페글도 우연히 보기도 했다. 

당신이 알고, 믿고 있는 것에서 벗어난다 해서 상대를 사기꾼으로 몰아가고 도움 받을지 말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입금이 왜 이렇게 늦어지냐며 매시간마다 날아드는 집주인의 재촉을 견디고 제발 기다려달라며 세상 간절하게 애원, 설득했던 우리의 노력을 몰라주는 게 살짝 서운하긴 하지만-

사실해 줄 수 있는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사기라고 생각되면 다른 중개소를 통하시면 됩니다' 라거나 '잘 아신다니 중개인 거치지 않고 직접 계약진행하시면 됩니다' 같은. 물론 손님이었기에 직접적으로 표현할 일은 없었으나 설령 다른 중개소/중개인을 통한다 한들 집주인 쪽에서 입금확인이 안 됐으니 계약 취소하고 다른 계약받겠다고 계약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것도, 그제야 우리가 사기 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리라는 것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명확하게 보이는 일이지만, 본인이 몰라서 못 믿겠다는데 어쩔 수 있을까.



계약체결 시 발생하는 금액과 지급시기는 다음을 참조하면 될 듯하다

a. 1년 혹은 1년 미만의 계약일 경우 : 1개월치 보증금과 1개월치 선입금 월세
b. 2년 계약의 경우                       : 2개월치 보증금과 1개월치 선입금 월세
c. 인지세                                   : 월세와 계약기간에 따라 다르다
d. 중개수수료                             : 계약체결 후에 중개인에게 지급

     계약기간과 상관없이 지급시기는 다음과 같다.

     1. LOI(임대의향서/레터오브인텐드) 서명 시에 1개월치 보증금, 예약금(Booking fee) 명목

    2. TA(본계약서/테넌시어그리먼트) 서명 시에 나머지 1개월 보증금(2년 계약일 경우만 해당)과
        1개월 선지급월세 : 총 2개월치의 월세가 지급되며 예약금은 보증금이 되어 퇴거 시까지 집주
        인이 갖고 있게 된다. 퇴거 시에 수리진행해야 할 하자가 없다면 보증금은 전액 돌아온다.

    3. 인지세 : 임대/임차인이 계약서에 서명한 후 2주일 이내에 지급해야 함

 소리소리 지르기는 했지만, 손님의 지론 역시 완전히 틀리다고는 할 수 없다. 집주인 측에 계약서 사인 

 확인 후에 송금할 수 있다는 전제로 서명 요청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서류확인 후 바로 입금되어야 한다.

 입금이 2주 이상 지연이 되거나, 입주 전까지 송금이 어렵다? 무사히 입주까지 가능할지 장담하긴 어려운 부분이다. 간혹 보증금이나 선지급되는 월세는 언제까지 송금해야 할까요? 묻는 손님도 많다. 정답은 ASAP! 

 (가능한 한 빨리, 아무리 늦어도 입주 전까지 집주인이 확인이 되어야 입주가 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이다)


시장상황이 Seller's market 이어서 세입자가 우세한 시기라면 LOI검토, 서명, 부킹피 지급하고 시차를 두고 본계약서 단계로 넘어가도 무리는 없다. 단 경쟁자가 언제 채갈지 모르는 바이어마켓(집주인이 유리한)이라면 LOI와 TA 동시에 진행시키기에 3개월치에 해당하는 월세를 한 번에 송금해야 하기도 한다.



5. 보증금, 선입금 월세는 수표(Check/Cheque)로 지급하는 게 좋다


싱가포르에 은행계좌가 아직 없어 수표를 발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회사계약으로 할 경우 은행송금보다는 수표로 발행하면 수표 번호로 추적이 가능하기에 보다 안전하다. 단, 현찰로 건네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할 것 싱가포르 내 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바로 송금'을 지정하지 않으면 다음날 혹은 다다음날 입금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기에 송금하고 나면 Payment Proof (지급/송금 증명서)를 챙겨둘 것 (인터넷뱅킹이라면 screen shot(스크린캡처)을 저장해 두자)



6. 보증금, 월세는 Invoice(인보이스)나 Receipt(영수증)등 발급되지 않는다

   

집주인이 법인(회사) 일 경우 문의해 볼 수는 있으나 집주인이 개인이라면 보증금, 월세 청구서나 영수증은 발행되지 않는다. 인지세의 경우도 정부에 납부하는 것이기에 별도의 청구서는 없으며, 납부하고 나면 납부증명서(Stamping Certification)가 발급된다. 



7. 임대/임차인 어느 쪽 계약서 서식을 사용할지 확인할 것


계약자가 법인(회사) 일 경우 정해진 계약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쪽 계약서를 사용할지 타협이 어려운 부분이라면, 법인오너의 집은 계약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임대인의 계약서는 임대인에게 임차인계약서는 임차인에게 조금 더 유리한 조항이 많다.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 

집주인이 개인일 경우에도 본인계약서 사용을 고집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집주인직업이 법조계일 경우 등) 일부조항에 대해 협의를 시도해 볼 수는 있겠으나, 다른 계약서 서식을 사용하겠다고 하면 계약체결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해 두면 좋다.




8. 중개인은 계약서 원본을 보관하지 않는다


임대인/임차인간에 계약을 맺는 것이지 중개인까지 포함한 3자 혹은 4자 계약이 아니기에 당연히 원본을 중개인이 보관하는 일은 없다. (예외적으로 해외에 사는 외국인 집주인이 중개인에게 모든 걸 위임하고 보관을 요청할 수는 있겠으나 그것은 중개인과 집주인 개인적인 관계로서의 부탁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중개인은 사본을 보관하는 게 일반적이다.




9. 중개수수료에 관한 내용은 계약서에 기재되지 않는다.


8번과도 일맥상통하는 얘기인데, 계약서는 임대/임차인 간에 약속한 내용이고, 중개보수(수수료)는 중개인과 임대인 혹은 임차인과 해결해야 할 내용이니 계약서에는 명시되지 않는다.




10. 정해진 서식을 사용할 경우, 사이드레터(Side Letter)가 추가되기도 한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명할 때 사내 규정 등으로 인해 계약서에 포함시키지는 못하나,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할 경우(일부 특약등)가 있다. 이럴 경우 사이드레터(Side Letter) 혹은 Annex 등으로 추가문서에 서명이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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