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이른 봄꽃이 따뜻한 남쪽이 아니라 추운 북사면에서 먼저 피는 이유가 있다. 북사면은 활엽수가 발달해 4월 중순이면 나뭇잎이 하늘을 덮어 생존이 어렵다. 때문에 봄꽃들은 서로 경쟁하듯 꽃 피우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살아남기 위한 노력도 다양하고 절박하다. 복수초와 앉은부채는 열을 발생해 냄새를 뿜어내거나 몸을 따뜻하게 해 매개곤충들을 유인한다. 바람꽃 종류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아예 꽃받침을 꽃잎처럼 만들고 꽃잎은 퇴화하며 꽃술처럼 변해 꿀샘까지 장착한다. 사진에서 보는 하얀 꽃잎은 실은 꽃받침이고 잎처럼 보이는 것 역시 꽃받침을 받치던 총포라는 놈이 변한 것이다.
변산바람꽃은 녹색 깔때기 같은 꽃술이 꽃잎이고 너도바람꽃은 꽃잎이 갈라져 1쌍씩 여덟개 정도의 노란 색 꿀샘을 매달고 있다. 척박한 이른 봄 생존과 번식을 위한 자기와의 싸움이 그만큼 눈물겹다는 얘기다.
변산바람꽃은 주로 남쪽에서 2월초에 피고 너도 바람꽃은 북부에서 2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경기도 내에서도 변산바람꽃을 만날 수 있다. 2월 말이면 안산 수리산, 3월 중순이면 명지산 아재비고개를 찾아가보라. 아재비고개에는 너도바람꽃과 변산바람꽃이 함께 살고 있다.
풍도에 있는 변산바람꽃을 풍도바람꽃으로 부르기도 하나 모양은 대동소이하다.
우리나라에 피는 바람꽃 종류는 분류에 따라 12~13종이다. 변산바람꽃(풍도바람꽃 포함),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너도바람꽃, 회리바람꽃, 태백바람꽃, 들바람꽃, 남바람꽃, 세바람꽃, 바람꽃. 이참에 모두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