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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학 Apr 11. 2024

야생화 이야기

2.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이른 봄꽃이 따뜻한 남쪽이 아니라 추운 북사면에서 먼저 피는 이유가 있다. 북사면은 활엽수가 발달해 4월 중순이면 나뭇잎이 하늘을 덮어 생존이 어렵다. 때문에 봄꽃들은 서로 경쟁하듯 꽃 피우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변산바람꽃: 흰색 꽃잎은 꽃받침이 변한 것이다. 녹색깔대기 모양의 꽃술이 퇴화한 꽃잎이다. 

살아남기 위한 노력도 다양하고 절박하다. 복수초와 앉은부채는 열을 발생해 냄새를 뿜어내거나 몸을 따뜻하게 해  매개곤충들을 유인한다. 바람꽃 종류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아예 꽃받침을 꽃잎처럼 만들고 꽃잎은 퇴화하며 꽃술처럼 변해 꿀샘까지 장착한다. 사진에서 보는 하얀 꽃잎은 실은 꽃받침이고 잎처럼 보이는 것 역시 꽃받침을 받치던 총포라는 놈이 변한 것이다.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은 녹색 깔때기 같은 꽃술이 꽃잎이고 너도바람꽃은 꽃잎이 갈라져 1쌍씩 여덟개 정도의 노란 색 꿀샘을 매달고 있다. 척박한 이른 봄 생존과 번식을 위한 자기와의 싸움이 그만큼 눈물겹다는 얘기다. 

변산바람꽃은 주로 남쪽에서 2월초에 피고 너도 바람꽃은 북부에서 2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경기도 내에서도 변산바람꽃을 만날 수 있다. 2월 말이면 안산 수리산, 3월 중순이면 명지산 아재비고개를 찾아가보라. 아재비고개에는 너도바람꽃과 변산바람꽃이 함께 살고 있다. 

너도바람꽃: 다섯 개의 꽃받침 조각이 흰색의 꽃으로 보인다. 꽃잎은 꽃술로 변해 노란색의 꿀샘을 매달고 있다. 

풍도에 있는 변산바람꽃을 풍도바람꽃으로 부르기도 하나 모양은 대동소이하다. 


우리나라에 피는 바람꽃 종류는 분류에 따라 12~13종이다. 변산바람꽃(풍도바람꽃 포함),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너도바람꽃, 회리바람꽃, 태백바람꽃, 들바람꽃, 남바람꽃, 세바람꽃, 바람꽃. 이참에 모두 알아보자.  

너도바람꽃: 아련하고 안타까운 설중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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