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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학 Sep 09. 2024

야생화 이야기

28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금강애기나리, 윤판나물, 윤판나물아재비

꽃잎인지 꽃받침인지 분화가 되지 않아 애매한 경우를 꽃덮이라고 부른다. 이런 식물들은 꽃잎 뒤에서 꽃잎을 받치는 녹색의 꽃받침이 보이지 않는다. 원추리, 수선화, 목련 등이 그렇다. 백합과의 꽃들 역시 꽃덮이조각이 꽃잎처럼 보이는 꽃들인데,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금강애기나리가 바로 백합과 식구다(백합의 우리말이 나리다). 


애기나리는 전국 산 어디에서나 만나기 쉽다. 잎이 둥굴레를 닮아 꽃이 피기 전에는 구분이 쉽지 않지만 둥굴레는 기다란 통꽃이 피는 반면 애기나리는 6개의 꽃덮이조각으로 된 미색꽃이 땅을 향해 피어난다. 꽃은 4월 말경 피기 시작한다. 

애기나리: 키가 작고 줄기가 비스듬히 뻗는다.

애기나리와 큰애기나리는 꽃이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은 편이지만 한두 번 눈에 익히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애기나리의 키가 30cm에 줄기가 비스듬히 자라는 반면 큰애기나리는 60cm이상에 줄기도 곧추선다. 무엇보다 애기나리는 잎맥이 거의 보이지 않지만 큰애기나리는 잎맥이 뚜렷하고 잎에서 윤이 나며 색이 더 짙다. 꽃은 애기나리보다 조금 늦게 핀다. 

애기나리와 큰애기나리 비교: 큰애기나리는 잎이 짙고 윤이 나며 잎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애기나리속의 대표는 아무래도 금강애기나리이겠다. 금강이라는 이름은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기보다 그 종류 중 으뜸이라는 뜻을 지닌다. 금강초롱꽃이 그렇고 금강봄맞이꽃이 그렇고 금강분취, 금강제비꽃이 또 그렇다. 이름답게 금강애기나리는 높은 산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800미터 정도는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금강애기나리의 매력은 꽃덮이를 가득 채운 주근깨일 것이다. 꽃말이 청순이라 우리는 종종 청순한 주근깨라 부르기도 한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꽃이다. 꽃은 5월에 핀다. 

금강애기나리: 꽃덮이조각의 주근깨가 화려하다.

금강애기나리는 이름의 유래가 복잡하다. 진부령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진부애기나리였는데 어느 날 금강애기나리가 되고, 몇 해 전에는 금강죽대아재비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라고 하더니 다시 금강애기나리로 돌아왔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생종에는 현재 금강애기나리라만 올라있다. 최종수정일이 2022년인 것으로 보아 금강애기나리가 맞는 듯 하다. 


애기나리속에는 윤판나물과 윤판나물아재비도 있다. 윤판나물은 윤 판서의 집에 핀 꽃이라는 뜻이라고 하고, 윤판나물아재비는 윤판나물과 많이 닮아 그렇게 부른다. 윤판나물아재비는 제주도, 울릉도, 가거도에서만 피는 희귀식물이다. 윤판나물과 윤판나물아재비는 따로 소개하려다가 그냥 애기나리속으로 퉁치기로 한다.

윤판나물: 노란꽃이 피며 잎맥이 뚜렷하다.
윤판나물아재비: 꽃이 비슷한 모양이지만, 꽃잎 끝이 녹색이다. 제주도, 울릉도 등 섬에서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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