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29 은방울꽃

by 조영학

연예인들이 결혼할 때 제일 좋아하는 부케가 은방울꽃 부케라는 얘기를 들었다. 재벌가의 마나님이 된 조수애 아나운서가 밝힌 은방울꽃 부케 가격은 40만원(실제로는 100만원 이상일 듯), 부케치고는 비싼 편인데 고소영의은방울꽃 부케는 세계적인 플로리스트 제프 레섬이 만들어 1000만원~1500만원 수준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은방울꽃 부케가 그렇게 유명한 이유는 꽃도 특별히 아름답지만 그보다는 꽃말 때문이겠다.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꽃말 덕에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옛부터 은방울꽃이 피기 시작하는 즈음인 5월 1일에 은방울꽃을 선물하는 전통까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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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은 향기도 좋아 고급 향수로도 많이 쓰인다. 크리스찬 디올이 생전에 그 향을 사랑해 정원에 은방울꽃(물론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다)을 심고 1950년대 그 꽃으로 향수를 만들었다. 지금은 은방울꽃의 영어 이름인 “Lily of the Valley 계곡의 백합”이라는 향수도 있고 루이비통의 “아포제”는 기껏 100ml에 40만 원이 넘는다. 산길을 걷다 은방울꽃을 만나면 그 향에 한 번 취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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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의 미모를 자랑하려고 별 얘기를 다 끌어들였지만 정말 아름답고 앙증맞은 꽃이다. 둥굴레, 종덩굴, 초롱꽃, 요강나물. . . 종을 닮은 꽃은 많지만 우아함이나 귀여움 어느 면에서도 은방울꽃을 이길 수는 없다. 다만 잎 사이에 감춰져 있어 꽃을 잘모르면 스쳐 지나가기가 쉽다. 옛날 북한의 김정일이 제일 좋아한 꽃도 은방울꽃이고 내가 전시회에 늘 내놓는 꽃사진도 은방울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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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은 가지런히 올라온 두 장의 잎 사이에 여러 개의 꽃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며 피어난다. 그 모습을 보면 왜 이름이 은방울꽃인지 쉽게 이해가 간다. 마치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는 아기고양이를 보는 기분? 뿌리로 번식하기에 몇 포기 심어두면 금세 그 주변이 엄청난 군락으로 변하기도 한다. 몇 해 전 농막 옆에 몇 뿌리를 옮겨 심었는데 지금은 꽤 넓은 군락이 되어 5월이면 꽃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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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엔 독이 있다고 했던가? 어린 잎을 식용하기도 한다지만 독성이 강한 편이라 조심해야 한다. 봄이면 종종 산마늘 잎과 헷갈려 배탈사고가 나기도 하는데 바로 이 은방울꽃 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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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을 닮은 난초라는 뜻에서 한자로 영란(鈴蘭)이라 하고 처마 끝 풍경을 닮아 풍경란(風磬蘭)이라는 이름도 있다.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다음엔 종을 닮은 꽃들을 봐야겠다.

참, 은방울을 닮아서 은방울꽃이 아니라, 은방울꽃을 보고 은방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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