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인화

by 예쁨
매몰된 사랑
굴러가지 못한 마음
땅속에 박힌 채
영영 머무는 사랑이 되었다네


길을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곤 한다.

굴러가지 못한 누군가의 마음이었을까?

시큰한 아픔이 밀려왔다.


넘어져서 아픈 게 아니라,

박혀버린 상처를 건드린 것만 같아서.





장화
수백 년을 밟아온 땅,
벗어둔 시간 위로
살포시 얹은 두 발


해미읍성 앞,

장화라도 벗어 던져둔 듯 재미있는 모양의 돌판이 보인다.

그것은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이들이 벗어두고 간 시간이었을 것이다.

숭고한 흔적 위로 내 시간도 잠시 머물러 본다.





그리움
삼봉아,
보고 싶어!


널따란 바위에 패인 자국이

마치 하트모양과 삼봉이를 닮았다.


그리움이란,

느닷없이 불쑥 찾아오는 것.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콕!
하늘의 허를 찌르는
치솟은 욕망


높다란 타워 꼭대기를 볼 때마다 목이 아프다.

마치 하늘에 똥침이라도 찌르듯 뾰족한 날카로움에 절로 몸서리친다.


기어코 하늘에 상처를 내고 말겠다는,

인간의 욕망은 절대 둥글리 없지.

어리석은 사람들 같으니라고!





beer


비어~비어~
잔 비어~
우리 집도 비어~
너만 오면 돼


키크니 전시에서 구입한 굿즈.

나만의 전용 술잔이다.

흐뭇한 문구 때문인지 술맛마저 좋다.


진정 혼자이고 싶던 어느 날 밤,

잔을 비우며

기다리는 이를 꿈꿔본다.


그래, 너.

덱스 너... =ㅅ=





by. 예쁨





돌멩이들과 꽃과 비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들이 우리를 부르고, 또 부르고 있는지도 몰라요. 다만 우리가 그 말을 듣지 못할 뿐이죠. 마치-우리가 불러도 그녀석들이 듣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

도대체 언제쯤이면 인간의 귀가 활짝 열릴까요.


-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목요일 연재